식료품값 30배, 하루 한끼 식사…봉쇄 20일 넘긴 상하이

김윤호
2022년 04월 17일 오후 4:15 업데이트: 2022년 04월 17일 오후 11:26

중국 상하이 봉쇄가 길어지면서, 강압적 통제에 따른 불만이 중국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터져나오고 있다.

상하이에 2년째 거주하는 홍콩배우 천하오민(진호민)의 아내 장리사는 최근 자신의 SNS 라이브 방송에서 “식료품 값이 너무 올랐다”며 봉쇄로 인한 생활고를 호소했다.

부모와 남편, 4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장씨는 지난달 28일 도시 봉쇄 이후 여덟 식구가 매일 밥 먹는 일이 이제는 힘든 일이 됐다고 말했다.

장씨는 식료품 구입을 담당하고 있는 남편이 이날 야채 1근(500g), 토마토 2개, 오이 2개, 계란 20개, 쌀 한 포대를 주문했는데 배달료 500위안(9만6천원)을 포함해 총 2천위안(약 38만8천원)이 나왔다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녀는 “전에 이 정도 야채는 50위안(약 9600원)이면 살 수 있었다”며 “가격이 말도 안 되게 올랐다. 사기를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가정이라면 도저히 살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남편이 사기를 당한 게 맞는 것 같다”고 남편을 탓했다.

장씨는 울분이 가시지 않았는지 “억울하지만 어디다 하소연할 곳도 없다”며 시청자들에게 바가지 당하지 않고 식료품을 구할 방법이 있으면 알려 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시청자들은 “말도 안 되게 비싼 가격”이라며 함께 분통을 터뜨렸지만, 별다른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대만 출신 가수 황궈런(황국륜) 역시 봉쇄로 인해 20일 만에 13kg가 빠졌다고 밝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황국륜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원래 감량 중이었는데 봉쇄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음식의 소중함을 깨닫고 하루 1끼만 먹으면서 13kg을 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글과 함께 올린 사진 속 황국륜은 봉쇄 전에 비해 한결 홀쭉해진 모습이었다.

상하이 봉쇄 후 ‘음식의 소중함을 깨닫고’ 하루 한 끼만 먹어 13kg이 빠졌다는 대만 출신 가수 황국륜(오른쪽이 봉쇄 후) | 화면 캡처

황국륜의 ‘하루 한 끼’ 발언은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까지 대응할 정도로 파장을 일으켰다.

대만판공실 마샤오광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대만 출신 연예인이 하루 한 끼만 먹는다고 한다”는 질문을 받자, “상하이 시 당국에서 해당 연예인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공동구매로 식료품을 공급받고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고 답했다.

마 대변인은 이어 “시에서 일괄 배송하는 긴급 지원 야채가 도착한 것으로 확인했다. 기초생활에는 문제가 없다. 하루 한 끼밖에 먹을 수 없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마 대변인의 해명에 대해 “전화를 걸어 침묵시킨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당국에서 걸려온 전화의 의미를 황국륜도 알아챘고 알아서 입을 다물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다른 네티즌은 “먹을 게 없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닌데 왜 황국륜에게만 관심을 가지냐”고 따졌다.

“중국 공산당이 관심을 보인다면 그것은 경고의 의미”라며 “공산당은 문제가 생기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제기한 사람을 해결한다”는 댓글도 있었다.

봉쇄 이후 상하이 주민들은 식수와 식량 등 생필품을 마을이나 아파트 단위로 공동구매하고 있다. 문제는 무조건 대행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악용해 대행업체들이 가격을 마구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당국은 부당하게 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하는 업체를 적발하면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단속할 인력도 의지도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