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커먼 기름 먹고 죽어가는 멸종 위기 거북을 극적으로 되살린 ‘마요네즈’

김우성
2021년 02월 26일 오후 3:5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09

최근 이스라엘에서 사상 최악의 해양 기름 유출 사건이 발생했다.

몸속에 새까만 기름이 가득 찬 거북이를 살리기 위해 고민하던 구조센터 직원들은 한 가지 기발한 방법을 생각해냈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국 ABC 방송은 멸종 위기 거북이가 마요네즈를 먹고 건강을 회복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바다거북이 구조센터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레바논 사이에 위치한 이스라엘 지중해 연안에서 멸종 위기종인 푸른바다거북 11마리를 구조했다.

앞서 이 지역에서 광범위한 타르 유출이 발생했고, 195km에 달하는 해안이 두꺼운 기름띠로 뒤덮였다.

이 사태로 몸속에 검은 액체로 가득한 고래 사체가 해변으로 떠밀려 오는 등 많은 해양 생물이 죽어가고 있다.

해변으로 떠밀려 온 고래 사체 / 연합뉴스

고래와 마찬가지로 푸른바다거북들도 구조 당시 몸 안팎으로 검은 타르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거북들을 살리기 위해 직원들은 몸속에 가득 찬 독성물질을 제거할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타르를 씻어낼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해냈다. 바로 마요네즈를 먹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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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매체의 설명에 따르면 직원들은 먼저 식물성 기름을 이용하여 타르 농도를 낮춘 뒤 거북에게 마요네즈를 먹였다.

마요네즈는 위장과 소장에 붙은 타르를 더 묽게 만들어 몸 밖으로 배출시켰고, 동시에 단백질 같은 영양분을 공급해서 거북의 회복을 돕는 효과를 냈다.

직원들의 노력 덕분에 푸른바다거북들은 1~2주 후에는 건강을 완전히 회복해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지중해 해변에 쌓인 타르 덩어리 / 연합뉴스

한편 기름띠 제거 작업을 위해 이스라엘 지중해 해변에서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가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완전히 제거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ABC 방송은 예상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한 선박이 기름을 유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정확한 유출 원인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