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푸틴 만나 우크라이나·대만 문제 상호 지지 표명

앤드루 쏜브룩
2022년 09월 16일 오후 8:43 업데이트: 2022년 09월 16일 오후 9:50

러시아와 중국이 15일(이하 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지역 안보 문제를 논의했으며 해외에서의 미국 영향력에 대항하기 위한 야망을 더욱 구체화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과 별개로 양국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두 정상의 만남은 처음이었다.

중국은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비판하거나 ‘침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자제해왔으며,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러시아가 선전하는 것처럼 ‘우크라이나 침공의 원인은 미국의 도발에 의한 것’이란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해준 중국에 감사를 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중국 친구들의 균형 잡힌 자세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손 맞잡고 서방에 대항하는 두 정권

러시아와 중국의 두 정상은 지난 2월 ‘무제한 파트너십’을 맺어 서방에 지정학적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린 바가 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정상회담을 통해 전 세계와 가장 많은 분쟁을 유발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의 정책적 불화를 지지하면서 양국의 ‘무제한 파트너십’을 더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대만이 중국의 양도할 수 없는 일부라는 중국 공산당의 이른바 ‘하나의 중국’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지난달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명백하게 미국이 대만해협에서 ‘도발’을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고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1949년 이래 중국 공산당에 지배된 바 없이 자치권을 유지해왔다. 대만은 미국과 공식적인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지만,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들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다. 미국은 의회를 통해 중국의 침략을 포함한 외세의 대만 침략에 대항할 수단으로 사용할 무기를 대만에 공급할 ‘대만 보증법(The Taiwan Assurance Act)’이라는 법적 의무를 만들어 놨다.

푸틴과 시진핑 두 정상은 또한 미국이 유일한 세계 초강대국이 아닌 다극화(多極化)된 세계를 만들기 위해 ‘신생 반서방 동맹’을 만든다는 맹세를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러한 신생 반서방 동맹을 통해 현재 서방으로부터 가장 가혹한 경제 및 외교적 제재를 받음에도, 중국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러시아가 고립되지 않도록 보장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또한 시진핑 주석도 전례 없는 3선 연임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회의를 불과 한 달 앞두고, 급성장하는 반서방 진영에서 중국의 리더십을 공고히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의 단극(單極)적인 세계 질서를 성립하려는 시도는 절대적으로 추악한 결과를 낳았다”라며 “이러한 결과는 지구상의 대다수 국가들에게 절대로 용납될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을 겨냥한 날 선 발언을 했다.

푸틴과 마찬가지로 시진핑 주석도 “러시아의 지원으로 중국은 급변하는 세계를 지속 가능하고 긍정적인 발전 궤도에 올려놓을 주도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이러한 양국 정상의 발언들은 최근 중국과 러시아 외교관들이 양국 정권이 국제질서를 변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은 이번 주초 “중국은 러시아와 협력해 양국 간 고위급 전략적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행하고, 공동의 이익을 수호하며 국제질서의 발전을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 국회의원들의 분노를 샀는데, 특히 미국 공화당의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은 반서방의 한 축을 형성하려는 시도라고 분노했다

블랙번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국제 민주주의와 국가 주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를 모색하고 있다”며 “오늘 보여준 회담은 중국과 러시아가 전 세계의 자유를 대가로 새로운 악의 축을 강화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또 한 블랙번 상원의원은 “미국은 이러한 악질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자에 대해 단호히 맞서고, 대만과 우크라이나 국민 편에 서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