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코로나 대응’ 비판한 중국 부동산 거물 징역 18년

2020년 09월 22일 오후 2:19 업데이트: 2020년 09월 22일 오후 2:19

‘中지도부 비판’ 런즈창 前회장, 횡령·뇌물 등 온갖 죄목으로 중형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비판했다가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았던 중국 부동산 거물이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22일 베이징일보 등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시 제2중급 인민법원은 국영 부동산개발업체 화위안(華遠) 그룹 회장을 지낸 런즈창(任志强·69)에게 횡령, 뇌물, 공금 유용, 직권 남용죄로 18년형과 420만 위안(한화 7억2천여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법원은 런 전 회장이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한 점을 고려해 이같이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런 전 회장도 법원 판결에 승복한다며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런즈창 전 회장은 공적 자금을 개인 여가 활동과 골프 멤버십 카드 구매에 사용하는 등 공산당원의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공산당 당적을 박탈당한 바 있다.

이날 중국 법원의 선고는 런 전 회장의 비리 행위를 표면적인 근거로 들고 있지만 주요 원인은 그의 시진핑 주석에 대한 비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런 전 회장은 지난 2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시 주석이 당 간부 및 관료들을 소집해 화상회의를 연 것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베이징시 기율위의 조사를 받았다.

런 전 회장은 이 글에서 시 주석을 겨냥해 “새 옷을 선보이는 황제가 서 있는 게 아니라 ‘벌거벗은 광대’가 계속 황제라고 주장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중국공산당 내 ‘통치의 위기’가 드러났다”면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없다 보니 코로나19를 조기에 통제하지 못하고 상황이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런 전 회장은 지난 2016년에도 중국 지도부에 대한 충성 맹세를 앞다퉈 하는 중국 관영 매체를 비판했다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을 삭제당하는 등 누리꾼 사이에서는 ‘런대포'(任大砲)로 불려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