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 후 중국 청년 국수주의자 ‘N세대’ 부상”

2021년 08월 30일 오전 11:54 업데이트: 2021년 08월 31일 오후 4:01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집권 후 청년 국수주의자들이 부상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편협하고 극단적인 민족주의자인 국수주의를 뜻하는 영어 단어 ‘내셔널리즘'(Nationalism)의 첫글자를 따 ‘N세대’로 불리는 이들의 국가에 대한 인식과 기대는 윗세대와 다르다.

중국의 경제력 성장과 관련한 정부의 메시지에 고무된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패션브랜드부터 예술가, 기업, 미국프로농구(NBA), 외국 언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며 보이콧을 주동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시 주석을 포함해 서방에 의한 중국의 역사적 굴욕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이들과 함께 미중 갈등 고조 속 악화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신문은 이들이 중국 정부를 지원도 하지만 동시에 위협도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실시간 지식 문답 앱 즈후(知乎)에 팔로워 23만명을 거느린 28세의 화학 연구원 장즈웨는 일과 후에 영국 BBC 같은 해외 매체의 중국 비판기사를 찾아내 이를 반박하는 작업을 한다.

그는 “나는 국수주의자가 되기로 선택했고 그것이 내 개인을 위해서나 국가를 위해 옳은 길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시 주석이 강조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에 고무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공산당의 정통성 강화 노력의 결과로 중국에서 국수주의가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샌디에이고대에서 중국 정치를 가르치는 가시에 미우라는 “중국 지도자들은 국수주의가 공산당에 필요한 국내 지원 강화를 위한 핵심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성장으로 중국인들은 다른 나라나 외국기업이 중국을 다르게 대우해야 한다고 여긴다고 덧붙였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 교수는 “현재의 학생들은 10년 전 학생들과 매우 다르며 많은 이들이 대학 진학 전 해외에 나가봤다”며 “그들은 윗세대보다 영어를 잘하고 IT에 능숙하며 외부 인터넷 탐색도 할 수 있는데, 그중에는 서방 매체 기사에 거부감을 표하는 학생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 덴버대 정치학과 자오쑤이성(趙穗生) 교수는 “최근 20년간 태어난 세대는 중국과 서방의 격차나 1990년대 이전 중국의 고난의 시기를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수주의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부상했지만, 시 주석이 자국 내 지원 결집을 위해 이를 성공적으로 흡수했다고 평가했다.

자오 교수는 “시 주석이 권력을 잡은 후 국가 중심적이고 인기있는 국수주의의 결집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국수주의는 외교적으로 ‘전랑(늑대전사) 외교’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 등 서방이 이를 이용해 중국의 이미지를 해칠 것을 우려해 공식적으로 전랑 외교라는 용어를 피하고 있고, 관영 매체에도 사용을 금지했다고 SCMP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재 총영사를 지낸 위안난성(袁南生) 중국 국제관계학회 부회장, 허이팅(何毅亭) 전 중앙당교 부교장 등 중국 정치권에서도 드물지만 국수주의와 포퓰리즘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미국 워싱턴 스팀슨 센터의 윤 선 동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원한다면 인터넷이나 언론 통제를 통해 얼마든지 이러한 국수주의를 자제시킬 수 있지만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수주의와 중국 정부의 태도 간 상호작용이 위험할 수 있다”며 “중국 정부는 국민이 전랑 외교로 정부를 지지하기 때문에 그것이 옳은 길이라고 여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