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비판한 중국 재벌 런즈창, 11일 첫 재판 “일반 방청객 입장 금지”

팡샤오(方曉)
2020년 09월 11일 오후 3:27 업데이트: 2020년 09월 11일 오후 4:13

중국 정부를 비판하고 시진핑을 “벌거벗은 광대”라고 부른 중국 부동산 재벌 런즈창(任志强) 전 화위안 그룹 회장의 재판이 11일(오늘) 열렸다.

이날 오전 9시 30분 베이징시 제2 중급 인민법원에서 개정한 런즈창 재판에는 시작 전부터 법원 입구에 다수의 경찰이 출동해 취재진을 제외한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런즈창은 뇌물수수, 공금횡령,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그의 재판을 방청하려던 누리꾼들은 ‘특별 초청자’ 외에 일반 방청객은 입장이 불허됐다는 현장 상황을 공유했다.

이에 대해 미국에 망명 중인 차이샤(蔡霞) 전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런즈창 재판이 진행 중인데, 특별 초청자가 아니면 법원에 들어갈 수 없다”고 꼬집었다.

차이샤 전 교수는 “법이라는 허울을 쓴 채 정치적 의견이 다른 사람을 탄압하는 것”이라며 “그런 일을 벌이는 그들이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법에 따라 심리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11일 런즈창 재판이 진행된 베이징시 제2 중급법원 앞. 경찰 병력이 행인들을 대상으로 삼엄한 검문을 펼쳤다. | 베이징=에포크타임스

앞서 그녀는 “당국이 런즈창 재판이 열린다는 소식 자체를 차단했다는 걸 중국에 있는 지인을 통해 들었다”며 “런즈창을 존경하는 중국인이 많다”는 트윗을 남긴 바 있다.

이와 관련 중화권 온라인에서는 ‘중국의 형사재판법에 따라 재판이 열리기 3일 전까지 재판 소식을 공고해야 하지만, 이번에는 이런 절차가 생략됐으며 이는 중국 공산당이 런즈창을 궁지에 몰아넣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런즈창은 지난 2월 중국 SNS에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없기 때문에 코로나 19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며 “‘벌거벗은 광대’가 계속 황제가 되겠다고 한다”며 시진핑을 암시하는 글을 게재했다.

이후 그의 지인들은 지난 3월 런즈창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실종 의혹을 언론에 제기했고, 한 달 뒤인 4월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감사기구) 베이징시 지부는 런즈창이 심각한 규정 및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고 밝혔다.

런즈창은 지난 2016년에도 관영매체는 당의 견해를 바짝 따라야 한다는 시진핑의 발언과 그에 대한 관영매체들의 충성맹세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가 ‘당내 관찰 처분 1년’ 징계를 받은 바 있다.

한편, 중앙기율검사위 베이징시 지부는 런즈창에 대해 “공금으로 골프를 치고, 무료로 제공되는 사무실과 숙소를 이용해 부당하게 거액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며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밝혔지만, 앞서 지난 2월 런즈창이 쓴 시진핑 비난 게시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런즈창은 화위안 그룹 회장 겸 당 서기, 베이징 상업은행(베이징은행의 전신) 감사, 신화 생명보험공사 이사직을 역임했다.

중국 인민대학 법학과 석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으며 베이징시 정치협상회의 위원을 지낸 바 있다. 부친은 이전에 국무원 상무부 차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