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개헌, 연임 후 어디로 가나?

샤샤오창(夏小強)
2018년 03월 20일 오후 12:52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4

현재 진행 중인 중국 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에서 개헌이 통과되면서 국가 주석의 연임 제한이 철폐됐다. 이제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2023년 이후에도 연임이 가능하게 됐다. 이 소식은 국제 언론의 관심을 모았고 갖가지 평론이 쏟아졌다. 이 중 가장 중요한 화제는 시 주석의 연임 제한 철폐가 향후 중국의 집권 방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역술가들의 예측

흥미로운 점은 시진핑 주석의 미래 집권에 대해 역술가들도 예측을 내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 언론사는 홍콩의 역술가 츄즈웨이(丘智偉)의 예견을 보도했다. 그는 1953년 6월 15일에 태어나 현재 64세인 시 주석의 사주가 ‘화염토조(火炎土燥)’라, ‘금수(金水)’로 다스려야 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63세부터 73세까지 10년 동안 ‘금수(金水) 운’이 트기 때문에 운세가 정점에 이른다는 것이다. 츄즈웨이는 시 주석이 73세를 넘기면서 대운이 끝나고 몸이 점점 허약해질 것이며, 특히 심장, 혈관 및 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예견했다. 또한 “권력이 쇠하고 운세가 안 좋아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츄즈웨이는 “시 주석이 눈썹이 옅고, 광대 부분에 파관문(破顴紋, 광대주름 또는 인디언주름)이 있어 모반을 꾀하는 수하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했다.

또 다른 언론은 타이완의 역술가인 장보러(江柏樂)의 점술을 보도했는데, 시 주석은 관상이 좋아 61세에서 75세까지 운이 강하므로 10년 간 중국을 통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으며, 심지어 81세가 되는 2034년까지도 집권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역술가들이 예측한 시 주석의 집권 관련 내용에는 그가 어떠한 체제와 기반 하에서 정치를 이어나갈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만약 역술가들의 예측이 실현된다면, 아마도 두 가지 형태 중 하나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공산당 체제 하에서의 집권, 혹은 비(非)공산당 체제 하에서의 집권이다.

전제로 전제를 끝낸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새로운 형태의 전제 수단을 통해 기존의 전제 제체를 종식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중국 내 경제전문 언론인 황진추(黃金秋)는 ‘희망지성(希望之聲)’과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개헌은 단순히 권력의 연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특수한 시기에 사용하는 특수한 수단을 구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 주석이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을 폐지한 데에는 국가 주석이라는 껍데기에 실권을 불어 넣으려는 목적도 있다”고 했다. 왕치산(王岐山)이 국가 부주석에 임명된다면 ‘시진핑-왕치산’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지도 체제가 수립되며, 그동안 당이 쥐고 있던 권력이 정부로 이동한다. 중앙기율위의 권력을 국가감찰위원회로 옮긴 것과 같이, 이번 개헌도 정치 지형의 변동을 예고한 하나의 복선이자 발전이라는 판단이다. 황진추는 “시 주석이 보여준 일련의 행보들은 전제적 수법으로 전제 정치를 종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톈샤오(李天笑) 미국 콜롬비아대학 정치학 박사도 유사한 관점을 내놓았다. 그는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을 꾀하는 이유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손잡고 ‘큰일’을 도모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리톈샤오 박사는 국가 주석직의 연임이 2회로 제한된다면 시 주석은 2022년 지위를 내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국제 정치무대에서 큰일을 해내어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자 하지만 공산당의 총서기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2020년에 종료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면 임기는 2025년까지 연장된다. 즉, 2022년에서 2025년 사이 시 주석이 국가주석의 자격을 상실할 경우,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할 기회가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스타오(石涛) 시사평론가는 “시 주석의 이번 개헌 조치는 국가주석의 권력을 공고히 해 국제무대에서 자신감을 갖기 위함”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으로서 시 주석과 우호적인 관계이지만 공산당 정권은 단호하게 배척하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스타오 평론가는 “현재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각각 착한 역과 악역을 맡았으며, 두 사람이 손발을 맞추어 함께 공산당 괴멸시키는 중”이라고 말했다.

홍콩과 타이완의 역술가들의 예언이 실현될 경우,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미래의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 체제 하에서 권력을 이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유사 이래 중국의 역대 왕조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기본 조건이 필요했다. 바로 도통(道統)과 법통(法統)이다. 현재 중국 공산당 정권은 도통과 법통 모두 상실했다.

도통이란?

중국에는 ‘도통(道統)’이란 설이 있다. 일반적으로 한유(韓愈)의 ‘원도(原道)’가 도통의 내용, 기능 및 상전(相傳)의 체계를 가장 분명하게 설명했다고 본다. 한유는 “무릇 선왕의 가르침은 무엇인가? 널리 사랑하는 것을 인(仁)이라 하고, 인(仁)을 실천하면서 도리에 맞게 하는 것을 의(義)라 하며, 이러한 인의(仁義)를 따라서 나아가는 것을 도(道)라 하고 자신에게 충족하게 하여 외부에 바라는 것이 없는 것을 덕(德)이라 한다”고 전한다.

한유가 말하는 도통이란 요(尧), 순(舜), 우(禹), 탕(汤), 문(文), 무(武), 주공(周公), 그리고 공자(孔子)와 맹자(孟子)로 이어지는 선왕의 가르침이며, 그 내용은 인의도덕과 예악제도와 같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들로 알기 쉽고, 또한 행하기도 쉽다. 이를 통해 작게는 스스로를 닦고, 크게는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을 평안하게 하는 것이다.

유가의 도는 도통이다. 공자가 성현들을 집대성하고 맹자가 이를 널리 알렸다. 이로 인해 유학의 기초가 다져지고, 중국 문화 내부에 도통의 개념이 형성됐다. 중화민족은 도통을 귀중히 여기며 대대로 계승했다. 중국 명청시대의 유학자 왕부지(王夫之)는 “정치는 끊어져도 도통은 끊을 수 없다”고 했다. 영국 학자 조지프 니덤(Joseph Needham)도 <중국의 과학과 문명>이라는 저서에서 위와 유사한 관점을 보였으니, 중국 도통의 힘이 증명된 것이라고 하겠다. 서한(西漢) 시대에서 청(清)나라 말까지 매번 나라가 혼란에 빠졌고, 난국을 수습하고 바로잡으며 새로운 질서를 세운 사람은 대부분 도통에 통달한 유학자였다.

다시 말해 도통은 중국의 역대 통치자들이 권력을 유지하며 삼가 받든 문화와 신앙이다. 중국 전통 문화는 포용의 문화이며, 유교·불교·도교가 병존하면서 중화 전통문화가 정권의 교체 속에서도 이어질 수 있었다. 중국 역사의 절반에 가까운 기간 동안 이민족이 집권했지만, 해당 정권은 모두 중화의 전통문화에 동화됐다. 즉, “정치는 끊어질 수 있어도 도통은 끊어질 수 없다.”

법통이란?

법통(法統)은 간단하게 말해 정권의 합법성이자 정당성이다. 정치학에서는 통상 정부와 법률의 권위가 국민으로부터 인정받는 정도라고 정의한다. 합법성은 정부 행정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다. 정부의 합법성이 결여될 때, 그 정부는 빠르게 무너질 것이다.

중국의 전통 정치 관념에서 법통은 정권의 정당한 계승을 가리킨다. 중국의 전통적인 정권은 황하 유역을 중심으로 한다. 즉 ‘축록중원(逐鹿中原, 중원에서 패권과 왕권을 다툰다는 말)’이다. 역사적으로 촉한(蜀漢)·동진(東晉)·남조(南朝)·남송(南宋)·남명(南明) 등은 남쪽으로 밀려난 후에도 ‘정통’의 자리를 내세우며 기존의 통치자를 ‘괴뢰정권’이라 칭했다. 북방의 조위(曹魏)·16국의 전조(前趙)·후조(後趙)·전진(前秦)·북조(北朝)·금조(金朝)·청조(清朝)는 ‘정통’으로 자처하며 남쪽 정권을 비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전통적인 사서(史书)와 문인들도 저마다 자신이야말로 문화와 법률의 정당한 계승자라 했으니, 이는 지역과 무관했다.

중국 정치 철학에서는 “주나라 시대부터 통치자와 정부의 정치적 정당성을 천명에서 찾았으며, 공의에 어긋나는 통치자는 천명을 상실하고 국민에 대한 통치 권리를 잃게 된다”고 전한다.

도통과 법통 모두 상실한 중국 공산당

오늘날 중국 공산당의 통치는 이미 통치 정권이 갖추어야 할 도통과 법통을 모두 상실했다. 중국 공산당이 중국을 통치한 60여 년 동안 일련의 정치 운동과 마르크스 무신론의 선전으로 중국 사회에 수천 년간 이어져 오던 중화 전통문화와 신앙이 철저히 파괴됐고, 유교, 불교, 도교의 3개 종교가 무두 말살됐으며,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 사회는 전통 문화와 윤리, 도덕, 신앙을 잃었고, 중국 공산당은 통치 체제를 유지할 도통을 잃었다.

현대 국가에서 합법성은 더욱 정치권력의 유효성에 의존하며, 이는 근대 정치의 기본적인 특성 중 하나다. 합법성은 정부가 효과적으로 사회를 관리할 수 있는지, 정부의 통치를 통해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포함된다. 즉, 합법성은 정부의 재정 능력과 정책 능력에 달려있다.

합법성의 기초에 대한 가장 전형적인 예는 막스 베버의 개념이다. 그는 권위를 전통적 권위, 법적 권위, 카리스마적 권위로 나누었다. 전통적 권위의 합법성은 전통적으로 권위를 물려받은 통치자의 신성함에서 비롯된다. 법적 권위의 합법성은 법률 제도와 통치자의 지시에서 비롯된다. 카리스마적 권위는 영웅화된 비범한 인물 및 그가 암시하고 창조한 제도의 비범함에 기인한다. 베버는 위의 권위 유형들이 이상적인 유형이라고 했으며, 역사상 합법적 정부 형태는 모두 위의 세 가지 유형이 다른 비율로 혼합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정권에는 합법성이 결여돼 있다. 천명으로부터 온 황권이 아니며, 민주적 투표로 성립되지도 않았고, 개인의 능력에서 비롯된 것도 아니다. 국민이 선출한 정부는 법에 의거한 안정적인 권력 교체가 가능하다. 하지만 어떻게든 독재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중국 공산당의 실상이다. 중국 공산당은 이념적으로 완전히 파산했다. 개혁·개방 이후부터 누적된 정치 신용의 상실은 중국 공산당을 심각한 신뢰 위기 상태에 빠뜨렸다.

맺음말

중국 공산당의 통치는 중국에 막대한 국난을 가져왔다. 이 국난은 중국 공산당이 중국 사회와 민중들에게 가져다준 수많은 재산, 생명, 환경 악화 등의 재난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이는 심각하게 분열된 중국 공산당의 고위층이 중국 민중들의 생명을 유린하는 상황, 커다란 사회 불안정을 초래한 정치의 재난을 말한다.

현재 중국 공산당 정부는 외우내환의 국면에 처해있다. 시진핑 주석이 권력을 이용해 어떻게 중국 공산당 체제의 속박에서 벗어나는가, 도통과 법통을 완전히 상실한 사악한 정권에서 벗어나, 향후 중국 사회를 공산당이 없는 정상적인 법치 사회로 평온하게 변화시키는가는 향후 중국의 생사가 걸린 중대한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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