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된 음식 폐기처분” 영상 화제.. 진화에 나선 시안 당국

류정엽 객원기자
2022년 01월 25일 오후 4:20 업데이트: 2022년 01월 25일 오후 6:36

제로(zero)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도시봉쇄가 한 달 넘게 지속된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에서는 먹거리 구매에 어려움을 겪으며 생계 문제에 직면한 봉쇄 지역 주민들이 불만을 표출하는 가운데 일부 주민들이 각지에서 기증된 많은 양의 음식과 채소가 버려진 영상들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려 화제가 됐다.

1월 초 인구 1300만 명에 달하는 시안시가 봉쇄된 후 열악한 배급 상황으로 주민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주변 지역 시민들이 먹거리를 기증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산시성 안캉(安康)에 거주하는 왕윈(王軍)씨는 지난 1월 초 시안에 1만 개에 달하는 호떡처럼 생긴 흰 빵을 만들어 기증했다. 왕윈씨는 빵을 기증하기 위해 자신의 가게 문을 3일 동안 닫았다.

 

영상 캡처

왕윈씨의 빵 영상은 인터넷에 공개됐다. 왕윈씨는 12명의 자원 봉사자들과 함께 시안으로 향할 사랑이 담긴 흰 찐빵을 준비했으며, 지역 주민들과 힘을 모아 더 많은 물품을 기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규정에 따라 기증품은 지방 당국에서 적절히 조정해 분배한다.

 

그러나 최근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음식물이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들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지난 22일 중국 네티즌들이 올린 다른 영상에 따르면, 시안 시민을 위해 기증된 흰 만두는 쓰레기통으로 향했다.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관계 당국에 분노를 표출했고, 해당 영상은 삽시간에 퍼졌다.

23일 시안시 옌타구(雁塔區)는 진화에 나섰다. 당국은, 시장의 한 상인이 해당 음식 1천 개를 사들여 냉장 창고에 보관했지만 보관 실패로 부패해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당국은 “해당 가게 점원이 450개의 빵을 공공 쓰레기통에 버린 것이며 이에 당국은 해당 가게 주인과 점원을 교육했으며 앞으로 상인 관리를 엄격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 날인 23일 시안 시민들이 촬영해 올린 다른 영상에는 각지에서 기증한 수많은 온정 어린 채소가 쓰레기 더미로 변한 모습이 담겨 있다.

 

해당 영상을 촬영한 한 여성 주민은 “전염병 기간 동안 음식을 먹지 못했는데, 야채가 담긴 박스들을 통째로 다 버렸다. 이게 사람이 할 일인가”라고 밝혔다. 그는 “봐라. 시민들이 열지 않은 상자 안에 가득한 야채를 봐라. 포장에 싸인 애호박 몇 개를 꺼내 보면 외상 없이 신선하다”며 “이 상자들은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다. 아직 열어보지도 않았다”는 등 한숨 섞인 말을 늘어놓았다.

한편 시안시는 24일부터 32일 만에 도시 봉쇄가 전면 해제됐다. 시안시 보건 당국은 “저위험 지역으로 등급이 하향 조정되었다며 정상적인 생활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안 주민들은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녹색 QR코드만 있으면 타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