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링’ 가장한 학교폭력 피해 학생, 의식 되찾아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이현주
2021년 01월 6일 오후 2:18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16

‘스파링’을 가장한 학교 폭력을 당해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던 고등학생이 의식을 되찾았다.

피해 학생 A군(17)의 아버지는 지난 1일 인천 영종도 지역 맘카페인 ‘영맘’에 “아들이 일반병실로 옮겼다”로 전했다.

JTBC캡쳐

아버지에 따르면, A군은 왼쪽 손과 팔을 움직이고 손가락으로 긍정과 부정의 뜻을 표현했다.

가족들을 보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다만, 본인이 병원에 와 있는 이유를 어리둥절해 하며 상황을 매우 혼란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A군은 현재 좌뇌가 손상돼 오른쪽 눈·팔·다리는 전혀 반응이 없으며 말하거나 먹지도 못하고 있다.

뇌 손상 문제로 앞으로 몇 년 동안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군 아버지는 “주치의 선생님은 천천히 돌아올 수도,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지만 아들이 병상에서 일어날 때까지 힘을 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TV

그러면서 “아들 일을 계기로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맘 카페 ‘영맘’은 지난달 2일부터 이달 1일까지 1천577명으로부터 3천463만 원을 모금해 A군의 치료비로 쓸 수 있도록 전달했다.

시민들은 ‘일어나 밥 먹자’, ‘아들아 내일은 일어나렴’,’아들 새해 복 많이 받아’ 등의 문구를 계좌 이체 명세에 적어 응원했다.

A 군을 위해 치료비를 모은 지역 주민들/’영맘’ 제공

한편, 가해 학생인 B군(17) 등 고교생 2명은 최근 중상해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인천시 중구 한 아파트 내 주민 커뮤니티 체육시설에서 A군을 폭행해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격투기 스파링을 하자며 A군에게 머리 보호대를 쓰게 한 뒤 2시간 40분가량 번갈아 가며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