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앱에 ‘중국산’ 표시, 美공화당 법안 추진

한동훈
2023년 06월 2일 오전 10:46 업데이트: 2023년 06월 2일 오전 10:46

미국 의회에서 스마트폰 앱 개발·소유국 표시를 앱스토어에 의무화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공산주의 중국의 정보 약탈을 겨냥한 조치로 보인다.

상원 공화당 소속 팀 스콧, 로저 위커 의원은 30일(현지시간) 국가안전보장 및 어린이에게 미칠 악영향 방지를 위해 앱 개발·소유국의 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또한 중국 등의 적대적 국가의 앱을 필터링하는 기능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도록 앱스토어에 요구하도록 했다.

법안에 따르면, 앱개발자가 소속 국가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앱스토어에 제공하지 않을 경우 해당 앱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하는 것도 의무화했다.

스콧 의원은 성명에서 “(중국과 같은) 적대적 국가가 소유한 앱으로부터 데이터를 보호하고 사이버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미국 사용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얻은 후 (앱 이용 여부 등)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커 의원도 “적대 세력은 앱을 통한 정보수집 등 모든 수단을 구사해 미국보다 우위에 서는 것을 노리고 있다”며 “앱스토어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앱은 미국 앱스토어를 휩쓸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앱스토어 랭킹 상위 5개 중 4개는 중국산 앱이 차지했다.

안보 위협 등으로 인해 미국은 물론 영미권 각국에서 규제 움직임이 뒤따르는 중국 동영상 공유앱 틱톡,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해온 것으로 밝혀진 중국산 저가 의류제품 쇼핑몰 앱 ‘쉬인(SheIn)’ 등이다.

특히 2008년 중국에서 설립된 쉬인은 최근 틱톡에 이어 미국과 유럽의 Z세대로부터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지만, 사용자 스마트폰의 클립보드를 정기적으로 열람하고 이 정보를 외부 서버에 전송하는 기능이 탑재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됐다.

지난 3월 초 마이크로소프트는 보안 관련 브리핑에서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이 기능 배후에 악의적 의도가 담겼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불필요한 작동”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해당 기능은 2022년 5월 삭제된 것을 구글 측에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등 해외에서 인기인 중국 패션 쇼핑 앱 ‘쉬인’ | AFP/연합

또한 쉬인은 소규모 브랜즈 제품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 저가로 유통하고 이 과정에서 대량의 의류 쓰레기를 배출해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켜왔다는 점도 비판받고 있다.

중국 앱은 정보수집뿐만 아니라 중국 공산당에 불리하거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콘텐츠를 검열하거나 특정 이슈에 대해 편향된 콘텐츠를 보여준다는 점도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외국 앱은 중국에서 사용 및 접근이 차단되지만 중국 앱은 미국 등 외국에서 자유로운 접근이 보장돼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이번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중국이 중국 기업들에게 데이터 제공을 의무화하는 국가정보법을 시행하고 있음을 꼽아 조속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틱톡을 제한하거나 퇴출하는 규제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몬타나주가 주(州) 내 모든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공식 발표했다.

공화당 소속 지안포르테 주지사는 “몬타나주의 개인정보가 중국 공산당에 수집당하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 법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