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3D 프린터’ 쓴 과학고 선생님들이 잇따라 ‘희귀암’을 선고받았다

황효정
2020년 08월 5일 오후 11:3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전 9:37

과학고에서 수업 자료로 3D 프린터를 자주 사용하던 교사 3명이 희귀 암에 걸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중 1명은 이미 사망했다.

지난 3일 오마이뉴스는 경기 A과학고에서 수업 자료로 3D 프린터를 자주 사용한 교사 2명이 희귀 암인 ‘육종’에 잇따라 걸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교사 2명 중 물리 담당 교사는 지난달 27일 사망했다. 다른 교사는 지난 3월에 수술을 받은 뒤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교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학교에서 3D 프린터를 제일 많이 사용했던 분은 육종으로 돌아가셨고, 내가 두 번째로 많이 사용했다”면서 “현재 교사와 학생들이 3D 프린터 근처에도 가지 않을 정도로 긴장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육종 진단을 받고 3D 프린터를 오래 사용한 뒤 암에 걸린 교사들을 수소문해봤다. 총 4명이었다”며 “3명이 육종이고 한 명은 다른 암이었다”고 전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와 관련, 또 다른 지역에 있는 B과학고 물리 교사도 같은 희귀 암인 육종 진단을 받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해당 교사 또한 학교에서 지난 2년여간 3D 프린터를 많이 사용했다고 알려졌다.

3D 프린터는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정부 정보통신전략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전국 초중고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절반 이상의 학교에 보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3D 프린터에 사용되는 소재에서 발암물질이 나온다는 것.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따르면, 3D 프린터에 사용되는 소재에서 포름알데이드, 중금속 크롬 등이 검출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에 대해 학교 내 3D 프린터 안전관리 대책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은 게 현 실정이다.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는 매체를 통해 “3D 프린터 때문이라 섣불리 확증할 수는 없지만 워낙 희귀한 암이 같은 학교 교사에게서 발생한 일이어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도 3D 프린터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인 뒤 안전성 확보를 위한 교육 당국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육종은 인구 10만 명당 1명 정도가 발생하고, 전체 암의 0.16%만 차지하는 극히 희귀한 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