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빚 갚으려고 10년간 알바 뛰다가 마지막 돈 보내며 오열하는 남성

김우성
2021년 02월 24일 오전 11:1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12

시계방은 운영하던 그는 한때 잘나가는 ‘사장님’이었다.

장사가 잘될 때는 하루 순수익이 그 당시 돈으로 100만원을 넘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1997년 IMF가 닥쳤다. 사업은 순식간에 기울었고, 결국 3억 5천만원이라는 커다란 빚만 남았다.

MBC ‘시사매거진2580’
MBC ‘시사매거진2580’

사연의 주인공 이종룡 씨는 채권자들에게 어떻게 해서든 빚을 갚겠다고 약속한 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는 하루 2시간도 채 자지 않고 최대 10개에 이르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당시 그의 일과는 살인적이었다.

MBC ‘시사매거진2580’
MBC ‘시사매거진2580’
MBC ‘시사매거진2580’

새벽에 신문 배달을 끝내고, 아침에는 떡 배달, 오후에는 학원차 운전을 한다. 그리고 사이사이에 신문판촉과 폐지 수집을 한다.

밤 9시 전주에서 군산까지 떡 배달을 하고, 목욕탕으로 향한다. 목욕탕 보일러실에서 한 시간 정도 쪽잠을 자고 목욕탕 청소를 한다.

그리고 새벽 내내 준비 및 신문 배달을 하며 또 하루를 시작한다.

당시 이종룡 씨의 일과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은 하루 450만원 정도. 약간의 생활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돈은 빚을 갚는 데 쓰였다.

어느덧 1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르고, 이종룡 씨는 마지막 100만원을 송금하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

지난 시간을 떠오르며 그의 마음속에서 여러 감정이 얽힌 듯, 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제 20만원짜리 월세방에서 벗어나 부인과 단둘이 살 수 있는 전세방을 얻는 게 꿈이라고 했다.

MBC ‘시사매거진2580’
MBC ‘시사매거진2580’
MBC ‘시사매거진2580’

2008년 MBC ‘시사매거진2580’ 등 여러 방송을 통해 그의 사연이 소개됐고, 절망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이에게 감동을 줬다.

빚을 다 갚은 후 이종룡 씨는 “내 몸이 편안하면 다시 옛날에 방탕했던 모습이 튀어나올까 일을 포기하지 못하겠다”면서 7개의 아르바이트를 계속해나갔다.

2009년에는 <3억 5천만원의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빚을 갚았던 10여 년의 세월을 담아 책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2012년 대장암으로 쓰러진 뒤 2014년 2월 눈을 감았다.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가족은 물론 많은 이가 애도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종룡 씨의 사연이 다시 전해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재조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