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끼치도록 똑똑한 돌고래가 ‘맹독성 복어’를 일부러 잘근잘근 씹는 이유 (영상)

김연진
2021년 02월 3일 오후 2:3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33

복어는 포식자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독 성분을 내뿜는다.

복어 독 성분인 ‘테트로도톡신’은 그야말로 맹독으로, 독성이 청산가리의 최대 1500배에 달할 만큼 매우 치명적이다.

테트로도톡신에 노출될 경우 단 20분 만에 증상이 발생하며, 심하면 2시간 이내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YouTube ‘BBC Earth’

그런데 수상한 장면이 포착됐다. 맹독 성분을 지닌 것으로 악명이 높은 복어를, 돌고래가 자꾸만 깨무는 것이다.

돌고래는 복어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독 성분이 있는 것을 알고, ‘일부러’ 깨물었다.

과거 영국 BBC 다큐멘터리는 여러 마리의 돌고래가 복어를 물면서 가지고 노는 듯한 모습을 특수 카메라로 촬영해 공개했다.

YouTube ‘BBC Earth’

설명에 따르면 돌고래 무리는 복어 주변을 둘러싼 뒤, 한 마리씩 번갈아가며 복어를 깨물기 시작했다.

이에 복어가 위협을 느껴 테트로도톡신을 분출하면 돌고래는 독 성분에 노출돼 마비 등의 증상을 느낀다.

테트로도톡신에 과다 노출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나, 미량 노출 시 ‘환각 증세’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YouTube ‘BBC Earth’

그래서 돌고래들은 이 환각 증세를 느끼려고 일부러 복어를 깨무는 것이었다.

동물학자 롭 필리는 “돌고래들은 복어가 죽지 않을 정도로 아주 약하고 섬세하게 깨물었다. 그러고는 마치 마약처럼 즐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어 독을 섭취한 돌고래들이 수면에서 힘없이 널브러져 있거나, 수면에 비친 자기 모습을 바라보는 등 환각 상태에 빠진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