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과 놀이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에 상당한 효과

진태영
2022년 05월 30일 오후 5:43 업데이트: 2022년 05월 30일 오후 5:44

모나시 경제 발전 및 관리 센터(CDES)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간단한 놀이와 미술 치료가 난민들의 정신 건강과 행복지수를 향상시키고 전통 문화 보전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인 로힝야 난민 캠프에는 소수민족 및 종교 박해로 미얀마에서 탈출한 100만 명 이상의 로힝야족들이 거주하고 있다.

CDES 이사인 아사드 교수는 “간단한 놀이와 미술 치료가 난민들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아이들의 트라우마 증상과 우울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으며 성장발달 장애와 저체중 사례가 크게 감소하는 데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또한 “치료를 받은 난민 출신의 산모들은 외상후스트레스 증상에서 벗어나 빠른 시일 내에 정신건강지수를 회복했다”고 말했다.

로힝야 난민 캠프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연구소는 난민들이 손수 꾸린 인테리어로 장식되어 있다. 대나무를 이용해 만든 베란다, 직접 그려서 색칠한 꽃으로 덮인 벽, 천장은 로힝야족 여성들이 손수 바느질한 천으로 장식했다.

아이들은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장난감자동차, 요리, 인형놀이 등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로힝야 전통 가락인 카비야스를 암송하는 시간도 가졌다.

심리학 전문가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지를 떠나 구사일생으로 타국에 안착한 난민들은 흔히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는다고 한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전쟁이나 잔혹행위, 죽음과 같은 충격적 사건을 경험한 사람에게서 공포와 불안이 사라지지 않는 증세를 뜻한다.

한편, 2017년 미얀마에서 발생한 소수민족 탄압 사건으로 수천 명의 로힝야 난민들이 방글라데시로 이주했다. 현재 87만 7천 명 이상의 로힝야족 난민들이 각종 정신 장애에 시달리며 제대로된 치료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사드 교수는 “부모의 정신 건강 상태는 자녀의 심리적 안정과 발달에 영향을 준다”면서 “부모가 정서적으로 안정되면 자녀가 건강하고 올바른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난민들을 위한 ‘간단한 놀이와 미술 치료 프로그램’은 방글라데시 국제기구인 BRAC에서 처음 만들었으며 현재 13,000쌍 이상의 난민 가족이 참가했다.

아사드 교수는 “전 세계에 있는 난민들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들 중에서도 비용 대비 효과가 매우 좋은 인도주의적 프로그램”이라면서 “난민들을 돕고 싶은 전 세계 자원봉사자들의 지원과 후원이 계속된다면 앞으로도 더욱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