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김 美 대북대표 23일 방한…‘종전선언’ 놓고 여야 간 온도 차

이윤정
2021년 10월 22일 오후 5:18 업데이트: 2021년 10월 22일 오후 6:49

이상민 의원 “구체적·실효적 협의 이뤄져 북미대화재개 촉발 가능성”
김태호 의원 “북미 관계 진전, 회의적…한미동맹 신뢰 구축이 먼저”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23일 한국을 방문한다. 당초 22일 입국할 예정이었으나 하루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성 김 대표는 한국 측 북핵수석대표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한반도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을 방문해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참석하고 지난 20일 귀국한 노 본부장은 “종전선언 협의가 진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만남에서 종전선언에 대한 구체적 협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22일 통화에서 한미양국은 종전선언에 대해 긴밀한 소통과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관련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포크타임스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성김 대표 방한과 종전 선언 논의에 대해 전화로 질의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체적 협의가 이뤄지고 실효성 있는 조치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당장 어떤 해법을 내놓기보다는 대화재개를 위한 물밑 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의원은 “북미·남북 간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대화재개”라며 “이번 성 김 대표의 방한이 대화재개의 촉발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북미회담이든 남북관계든 교착상태를 깨기 위해서는 실무적 접근만으로는 부족하고 미국·북한 모두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종전선언은 그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제재 완화, 한반도 비핵화 등이 같이 얽혀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을 풀기 위한 과정으로 남북이든 북미든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하나의 기제로서 다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종전선언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에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62년 동안 전쟁이 정지된(정전) 상태에 있다는 건 전쟁이 진행 중이라는 걸 전제로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도 부합하지 않고 매우 부자연스럽다”면서 “유엔 회원국인 북한과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유엔과 정전협정을 했다는 것도 국제법적으로 안 맞다”고 피력했다.

이어 “북미 간이든 남북 간이든 대화 자체가 단절돼 있는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종전선언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모멘텀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게 문재인 정부가 종전선언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은 종전선언 및 북미·남북관계 진전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문 정부는 종전선언으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 없이 의미가 있겠나”라며 “종전선언도 한미동맹의 상호 신뢰라는 바탕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진지한 남북관계의 변화라기보다 대선 정국에 유리한 국면을 만든다는 인상이 더 깊다”며 “한미동맹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확고하다는 걸 보여주는 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또한 “종전선언을 통해 동북아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의도와 다르게 오히려 거꾸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인데 종전선언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우리만 대화에 목을 매지 오히려 북한은 한미훈련 및 전략자산 전개의 영구적 중단, 대북제재 완화, 북핵 인정 등 선결 조건을 더 내세우고 있지 않나”라며 “올해 들어 미사일을 8번 발사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종전선언이 평화체제로 가는 단계로서 꼭 필요하다는 건 인정하지만 종전선언이 이뤄지는 최소한의 환경조성은 있어야 한다”면서 “문 정부와 바이든 정부 간의 신뢰관계에 물음표가 있고 한미관계가 삐걱거리며 약화하고 상황에서 진정한 의미의 진전을 기대할 수 있겠는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 취재본부 이윤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