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끝난 중국 공장들 18일 만에 재가동…정상화까지는 ‘먼길’

니콜 하오
2020년 02월 10일 오후 6:16 업데이트: 2020년 02월 11일 오후 6:16

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연기한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끝나고, 10일 중국 전역에서 최장 18일 만에 제조 공장이 재가동됐다. 그러나 정상 업무에는 차질을 빚고 있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주요 업종의 조속한 영업 재개를 촉구했고, 지방 정부들도 이날 지역 사업체들에 영업 재개를 요청했다.

정부의 요청에 따라 공장들이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고향에서 돌아온 직원들에 대해 14일간 격리 조치를 한 기업들이 많아 풀가동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또한 근로자들이 고향에서 돌아오고자 해도 이동 통제 때문에 직장으로 복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상당수의 중국 공장이 근로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업무에 복귀하는 근로자들에게 바이러스 확산에 대비를 위한 지침을 발표했다. 출퇴근할 때 마스크를 착용, 대중교통 내부 시설을 만지지 않기, 직원 간 최소 1m 이상 떨어져 있기, 다른 사람과 음식을 나누지 말 것, 화장실을 사용한 후 손을 깨끗이 씻기 등을 장려하는 내용이다.

현지 언론은 상당수의 민간 기업이 직원들에게 “가능하면 재택 근무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어떤 회사는 직원들에게 도시락 지참을 요구하기도 하고, 중앙 냉난방 시스템의 사용을 금지하고 대규모 집단이 모이는 것을 피하고자 다른 근무 시간을 정하도록 요구했다.

일부 중국 네티즌은 10일 SNS에 신종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사직을 결정했다”는 글을 올렸다.

근무 전에 줄 서 있는 중국 베이징의 공안들. 2020. 2. 9. | Kevin Frayer/Getty Images

중국 기업의 장기간 휴업으로 중국산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납품업체 또한 생산라인이 중단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르노삼성차는 확보한 중국산 부품 재고가 10일까지 모두 소진됨에 따라 14일까지 생산라인을 중단한다고 11일 밝혔다.

FT는 서둘러 공장 문을 열었다가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해 다시 문을 닫은 사례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헤이룽장(黑龍江)성 한 타이어 공장이 최근 운영을 재개했다가 직원 두 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을 받아 다시 문을 닫았다.

로이터 통신 10일 보도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 생산업체 폭스콘은 선전에 있는 핵심 공장의 부분적인 생산 재개를 중국 정부로부터 허가받아 근로자 10%가량인 약 2만 명이 공장에 복귀했다.

중국 베이징 번화가 센트럴 비즈니스 지구 거리에서 배달원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2020. 2. 10. | Andrea Verdelli/Getty Images

공장들이 재가동을 시작했지만, 중국 정부는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하기 위해 규정을 엄격히 하고 있다. 수도 베이징을 비롯한 텐진, 상하이, 충칭 등 4개 직할시 모두 주거단지의 ‘봉쇄식 관리’에 들어갔다.

베이징 정부는 주거지에 어떤 방문객도 출입할 수 없으며 거주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 체온 측정과 출입 허가증을 소지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거주민과 차량은 증명서가 있어야 주거단지에 진입할 수 있고, 외부인과 차량은 아예 출입할 수 없게 된다.

학교는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개학을 연기했고 학생들에게 17일부터 온라인 수업을 듣도록 조치했다.

상하이 정부도 3월로 개학을 연기했고, 8일부터 슈퍼마켓을 포함한 모든 공공장소 입구에서 체온 검사를 의무화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80개 이상 중국 도시가 사교 모임에 참석 금지를 포함 여행을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설 명절 이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28일부터 5일 베이징에서 캄보디아 총리와 만남이 방영될 때까지 시 주석에 대해 관영 TV는 보도하지 않았다. 평소와 다른 오랜 공백 때문에 ‘책임회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10일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베이징의 차오양구의 디탄(地壇) 병원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 환자들의 입원 진료 상황을 살펴봤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