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9주 연속 하락세…거래절벽 장기화 양상

이윤정
2022년 07월 31일 오후 8:06 업데이트: 2022년 07월 31일 오후 8:06

인천·경기도 33개월 만에 최대 낙폭
서울, 서초구 빼고 전 지역 하락세
금리 인상·집값 하락 우려 확산…전셋값도 하락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고 거래가 끊어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9주 연속 떨어지며 최대 하락 폭을 나타냈다.

지난 7월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7%로, 전주(-0.05%)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이는 2020년 4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내림세다.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지난 5월 10일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중단된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5월 다섯째 주 -0.01%로 하락 전환한 뒤 9주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최근 4주 동안 하락 폭은 각각 -0.03%, -0.04%, -0.05%, -0.07%로, 매주 하락 폭이 점점 늘었다.

실제로 서울 곳곳에서 직전 최고가 대비 수억 원 낮춘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경기에서는 삼성전자 유치 효과로 집값 상승이 컸던 평택에서도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0.01%)를 제외한 24개 구(區) 전역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강북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 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도봉구 아파트값이 지난주(-0.14%)보다 0.03%p 확대된 0.17% 하락하면서 서울 25개 구 가운데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노원구는 0.15% 하락하는 등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 위주로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집값 강세 지역인 강남마저 서초구를 제외한 전역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인 서초구도 지난주 0.03% 오른 것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둔화됐다.

경기·인천도 하락세가 이어지며 수도권 아파트값이 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인천은 검단·송도 등 신도시 위주로 매물이 쌓이면서 7월 마지막 주 0.1% 하락해 전주(-0.08%)보다 더 떨어졌다. 경기 지역은 광주시가 0.26% 하락하는 등 0.08% 하락세를 보였다. 전국 아파트 가격도 0.06% 떨어지며 내림 폭이 확대됐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늘고 집값 하락이 본격화하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거래절벽’ 현상도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29일, 올해 상반기 전국의 주택 매매량은 총 31만2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만9323건)과 비교해 44.5%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2만3831건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55.5% 감소했다. 서울은 3만4945건으로, 5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317건에 그쳤다.

전셋값도 하락 폭이 확대됐다. 7월 마지막 주를 기준으로 보면 전국은 -0.03%에서 -0.05%로, 수도권은 -0.05에서 -0.06%로 일주일 만에 하락 폭이 더 커졌다. 전세 매물은 늘어나는데 재계약 증가, 금리 인상 등으로 전세 신규 수요는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월세 선호 현상은 커지면서 7월 전월세 전환율은 지난 6월보다 상승해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청약 시장도 얼어붙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4456가구로 한 달 사이에 893가구(25.1%) 증가했고,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은 6월 215가구로, 5월(37가구)보다 5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는 당분간 집값 하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내년부터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낮추고 다주택자 중과세율을 없애겠다고 발표했지만, 금리 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큰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세제 개편안에서 각종 세 부담 완화 방안이 발표돼 매물 회수 움직임이 있었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가격 하락 압박이 더 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