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강제 장기적출’ 포스터 전시…생명존중 윤리 가치 공유

정향매
2023년 05월 30일 오후 4:16 업데이트: 2023년 05월 30일 오후 6:27

서울 도심에서 중국 당국의 강제 장기적출 범죄를 고발하고 생명 존중에 대한 윤리적 가치를 공유하는 포스터 전시회가 열렸다. 

‘강제 장기적출’은 본인의 동의 없이 사람의 몸에서 장기(조직)를 적출해 사망케 하거나 심각한 상해를 입히는 행위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00년 초부터 양심수와 소수민족 등을 대상으로 강제 장기적출을 감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단법인 한국장기이식윤리협회(KAEOT)는 5월 21~27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내 서울메트로미술관에서 ‘생명, 인권 그리고 강제 장기적출 국제 포스터 수상작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지난 2020년, 한국·일본·대만 3국 단체가 공동 주최한 국제 포스터 공모전 출품작(1049점) 가운데 수상작(50점)을 선보였다.  

“강제 장기적출, 생소한 주제지만 시민들 큰 관심” 

KAEOT 관계자는 29일 에포크타임스에 “일반인들에게 ‘강제 장기적출’은 다소 무섭거나 생소한 단어다. 전시회를 찾은 다수 관람자는 중국에서 발생하는 이 범죄에 대해 처음 알게됐다고 말했다. 리플렛을 펼쳐 포스터 작품과 대조하면서 관람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5월 27일, 한 어머니가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포스터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한국장기이식윤리협회(KAEOT) 제공

전시회를 관람한 서양화가 A 씨는 “금상 수상작 ‘붉은 상처(Red Wound)’의 가운데 그림이 모든 것을 표현했다”며 구매 의사를 내비쳤다. ‘붉은 상처’는 사람의 피부에 꿰맨 자국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화폐단위와 창살, 중국 공산당의 오성홍기를 표현했다. 

법제처에서 30년을 근무한 전직 공무원 B 씨는 한 어린이의 상체에 장기의 모양과 위치를 검은 펜으로 그린 은상 수상작 ‘예약됨(Reserved)’의 창작 취지에 크게 공감했다. 그는 “강제 장기적출을 근절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며 주최 측에 자신의 연락처를 남기고 떠났다. 이후 친구와 함께 다시 전시회를 찾은 B 씨는 친구에게 전시회 내용을 직접 설명했다. 

춘천에서 온 사진작가 C 씨는 “강의 시간에 수강생들에게 보여주겠다”며 모든 작품을 사진에 담아 갔다. 

석가탄신일 연휴(27일)에는 가족 단위 관람자들이 줄을 이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전시장을 둘러보는 어머니, 벤치에 앉아 강제 장기적출에 대해 이야기하는 아버지… 어른들이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강제 장기적출과 생명윤리,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를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KAEOT 관계자는 말했다.  

외국인 여행객들도 발길 이어져  

전시회가 열린 경복궁역 근처에는 경복궁과 전통 한옥 마을 등이 있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모인다.

KAEOT 관계자에 의하면 이번 전시회는 프랑스, 싱가포르, 일본, 베트남, 태국, 멕시코, 미국, 중국, 대만 등 여러 국가에서 온 관광객도 관람했다. 그들은 설명 자료를 자세히 읽으면서 포스터를 관람한 후 사진·동영상을 찍어 소셜미디어 네트워크(SNS)을 통해 확산했다. 

27일, 전시회를 찾은 한 한 일본인 관광객. | 한국장기이식윤리협회(KAEOT) 제공

한 일본인 관광객은 2m 넘는 높이로 인쇄된 심사평을 한참을 읽었다. 그는 쪼그려 앉아 하단 글마저 꼼꼼히 읽고 있는데 지하철 역무실 직원이 그가 몸이 불편해서 오래 앉아 있는 줄 알고 살피러 오는 해프닝도 있었다. 

“생명존중 윤리 가치…모두 관심 가져야”

KAEOT는 이번 전시회 기간, 중국의 불법 장기적출 실상을 담은 다큐 ‘휴먼 하비스트(Human Harvest)’ 무료 상영 이벤트도 진행했다. 

5월 22일, 시민들이 서울메트로미술관에서 열린 ‘생명, 인권 그리고 강제 장기적출 국제 포스터 수상작 전시회’를 관람한 후 다큐멘터리를 감상하고 있다. | 한국장기이식윤리협회(KAEOT) 제공

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D 씨는 주최 측에 보낸 다큐멘터리 관람 소감에 “인권 유린 행위를 거대한 조직 차원에서 행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 정부는 하루빨리 모든 (강제 장기적출) 절차와 만행을 멈춰야 한다. 피해 입은 시민을 구제하고 희생자를 기려야 한다… 이 모든 움직임은 생명 존중에 대한 윤리적 가치를 기반으로 시작된다. 국제 사회 모든 개인은 꾸준히 (이 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지하며 행동해야 한다”라고 적었다.  

이번 전시회는 KAEOT, 일본 ‘SMG(Stop Medical Genocide) 네트워크’, 대만 ‘국제장기이식관리협회(TAICOT)’ 등 세 단체가 공동으로 협력해 개최하고 있는 아시아 순회전시의 일환이다. 국내 전시회는 지난 2021년 고려대, 2022년 성남 시청 전시회에 이어 이번이 3회 차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5월까지 전국 다수 도시에서 전시회가 열렸으며 오는 6월, 7월에는 각각 조후시와 후쿠오카시 전시회도 예정돼 있다. 대만에서는 5월 2~15일 각각 중부 타이중 둥하이(東海)대와 중싱(中興)대에서 총 5회의 전시회를 성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