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기로 입 헹구지 마세요” 샤워기 꼭지에 폐질환 일으키는 세균 ‘득실’

이서현
2019년 10월 16일 오전 11:19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06

‘절대 샤워기로 입을 헹구지 마세요.’

최근 온라인 공간을 뜨겁게 달군 글이다.

글을 올린 작성자는 오래된 샤워기 꼭지에서 나오는 물로 입을 헹구면 급성 비결핵성 폐질환에 걸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샤워기를 오래 쓰면 안에 때가 끼어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치명적이라고 덧붙였다 .

아침, 저녁 샤워를 하며 양치하는 습관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인 정보였다.

글을 접한 이들은 “공포 마케팅이다” “그렇게 치면 수도꼭지도 마찬가지다” “정말이면 무섭다”라며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샤워기 꼭지로 입을 헹구는 기안84 | MBC ‘나 혼자 산다’

이 말은 사실일까.

지난 11일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석찬 교수는 국민일보와 인터뷰하며 “해당 내용은 사실과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비정형 결핵균이 샤워기 안에서 증식할 수 있다”라며 “주로 흙에서 서식했던 비정형 결핵균이 최근 도시에서도 발견되는데 수돗물을 타고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비정형 결핵균은 샤워기 꼭지 안에 있는 바이오 필름(물때)과 만나 증식하는데 문제는 정수 처리장의 염소에도 잘 죽지 않는다는 것.

pixabay

그는 “오래된 샤워기 헤드일수록 결핵균이 들어 있을 수 있다”라며 샤워기 헤드로 입을 헹구는 행동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폐질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발병 시에는 만성기침과 두통, 체중감소,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치료에도 상당히 시간이 걸린다고. 그러나 샤워기 헤드 안에 균이 있는지 식별하기도 쉽지 않다.

김교수는 “샤워기를 정기적으로 교체하거나 소독하는 것이 좋다”라며 “식초를 담근 물에 하루 정도 담그면 바이오 필름이 어느 정도 사라진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