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교란종 대형 쥐 ‘뉴트리아’ 잡아 포상금만 1억 번 남자

정경환 기자
2019년 08월 26일 오후 3:17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31

농작물 및 토종 야생 동물의 천적으로 불리는 뉴트리아를 잡아 1억을 벌어들인 한 남자의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1985년 식용·모피용으로 국내에 들여온 뉴트리아는 사육과정에서 방치된 일부가 야생에 적응하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뉴트리아는 천적이 없어 생태계 교란종으로 분류된다. | 연합뉴스

70cm나 되는 ‘괴물 쥐’에겐 천적마저 없었고 수생식물, 민물고기, 청둥오리, 농가 작물 등 닥치는 대로 하루에 자기 몸무게의 1/3을 먹어 치운다.

지금은 ‘뉴트리아 천적’으로 불리는 전홍용(56) 씨도 10년 전인 2009년엔 뉴트리아 피해자였다.

뉴트리아는 농작물 피해를 입히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 연합뉴스

연구원 생활을 마치고 귀농해서 시작한 배추 농사를 뉴트리아가 모두 망쳐놨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그는 인터넷을 뒤져가며 뉴트리아 영문자료를 번역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그들의 생태 특성을 완전히 파악한 그는 다른 동물은 다치지 않는 전용 덫까지 개발할 정도로 뉴트리아 전문가가 됐다.

뉴트리아 퇴치반장 전홍용 씨 | 온라인 커뮤니티

2010년도에는 부산시와 김해시가 뉴트리아 1마리당 3만원이라는 포상금을 걸었고 전 씨는 본격적으로 ‘뉴트리아 사냥꾼’으로 변신했다.

낙동강 하류 일대를 며칠 돌며 1톤 트럭을 뉴트리아 사체로 가득 채워 가져가자, 처음엔 지자체 측이 전 씨가 집에서 뉴트리아를 키우는 것이 아닌가 의심해 공무원들이 그의 집을 수색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한나절 동안 뉴트리아 8마리를 잡는 그의 모습을 보고는 공무원들도 의심을 거둬 들였다.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뉴트리아 | 연합뉴스

포상금이 1~2만 원으로 줄어들거나 없을 때는 동네 이장들의 부탁을 받아 봉사로 뉴트리아 사냥에 나서기도 했다.

14년도에는 낙동강 환경청에서 뉴트리아 퇴치반장으로 임명해 3일간 진행하는 퇴치 법을 전수해주는 일도 맡았다.

지금까지 전 씨가 잡은 뉴트리아만 1만여 마리. 아직 생태계에 남아 있는 뉴트리아 개체 수가 2만여 마리로 추정되는 것을 보면 그 혼자서 얼마나 많은 수를 제거했는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