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해…” 딸 생일 맞아 ‘미역국’ 끓여두고 이천 물류창고로 출근했던 아빠

김연진
2020년 05월 1일 오후 1:58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8

이천 물류창고 참사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1시 32분께, 경기도 이천시의 한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 38명이 숨졌다. 부상자는 10명으로 파악됐다.

지하에서 불이 나면서 지상 4층까지 유독가스가 퍼져 피해가 컸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각 층에서 근무를 하다가 불이 순식간에 번지는 바람에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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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만큼,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많았다.

희생자 김모(50)씨는 딸 생일날 화를 당했다.

평소 말이 없었던 김씨는 사고 당일 동료에게 먼저 말을 걸며 온종일 웃음을 보였다. 딸에게서 “아빠 고마워”라는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날 김씨는 딸 생일을 맞아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두고 출근했다. 하지만 화재 사고를 당해 다시 딸에게 돌아갈 수 없게 됐다.

그의 동료는 “김씨가 그렇게 환하게 웃는 모습은 처음 봤다. 퇴근하고 딸과 만날 생각에 들떠 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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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신고를 마친 지 한 달 만에 목숨을 잃은 새신랑도 있었다.

희생자 임모(29)씨는 아내 김모(26)씨와 혼인신고 한 달 만에 이번 참사로 희생됐다. 갑작스럽게 아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임씨의 어머니는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희생자 조모(35)씨는 돈을 아낀다면서 이날 끼니를 거르려고 했다. 그런 조씨에게 동료 강모(52)씨가 컵라면 2개를 들고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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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딸을 홀로 키우면서 성실히 일했던 조씨는 “남부럽지 않게 딸을 키우겠다”고 말하며 주말에도 쉬지 않았다고.

강씨는 “이게 마지막 식사일 줄 알았다면 더 좋은 걸 사다 줄걸…”이라면서 울먹였다.

한편 1일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은 이천 물류창고 화재 현장에서 2차 합동 감식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