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양로원서 집단 사망…병원 측, 공안 동원해 입막음”

하석원
2022년 04월 20일 오후 2:24 업데이트: 2022년 04월 20일 오후 2:24

중국이 상하이 봉쇄 이후 첫 사망자 발생을 공식 발표한 가운데 양로원 사망자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중국 국무원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전날 상하이에서 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숨진 3명의 환자는 모두 89~91세의 고령자였다.

이날 이후 위건위는 잇달아 사망 발생을 발표했다. 19일과 20일에도 각각 전날 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봉쇄 후 약 3주 만에 첫 사망자 발생을 알린 후 3일 연속 사망자 발생을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외신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양로원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으나 중국 정부가 이를 감추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상하이 인근 양로원에서 많은 노인들이 사망했다고 지난달 31일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상하이 푸둥신구의 둥하이 실버케어 병원의 한 간병인을 인터뷰해, 이 병원에서 코로나19가 대거 확산해 지난달부터 매일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고 4월 초 보도했다.

중국 온라인에서도 양로원에 있는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상하이 재확산 이후 숨졌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 시내 한 양로원에서 최소 27명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했고 더 많은 노인들은 다른 질환으로 사망했다는 게시물도 올라왔다.

이 글에서는 병원 측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책임을 우려해, 사망 원인을 조작한 사망진단서에 서명하라고 유족 측에 요구했으며, 이를 거부하면 시신을 강제로 화장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안을 동원해 항의하는 유족들을 입막음했다고 밝혔다.

고령자들은 코로나19 취약 계층이다.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 확산 시 고령자들이 집중된 양로원이나 병원에서 사망자들이 여럿 발생하는 패턴이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번 상하이 사망자 발표를 제외하면 지난 14개월 동안 고령자 사망를 포함해 전체 사망자가 단 2명에 그쳤다. 양로원 집단 사망 패턴은 작년부터 전혀 보고되지 않았다.

중국 내부소식을 폭로해온 유튜버 웨고(岳戈)는 뉴욕타임스에서 보도한 둥하이 실버케어 병원에 대해 조사해 환자 가족과 전화통화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에 코로나19가 퍼지자 병원 인력 10명 중 8명이 병원을 떠났고, 양성 환자 일부는 코로나19 지정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음성 판정을 받은 노인 다수가 병원에 방치됐다. 이들은 제대로 된 보살핌이나 치료를 받지 못해 증세가 악화되거나 굶어 죽었다고 유족들은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 간병인과 전화 통화했다”며 “이 간병인에게서 ‘간병인들도 코로나에 감염돼 여러 번 교체됐고, 병원은 이미 감염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교체된 간병인들은 일도 서툴고 감염될까 봐 노인들에게 접근하기를 꺼린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