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봉쇄에 꽉 막힌 中 공급망…“수박 600톤 썩는다” 농가 울상, 도시에선 ‘품절’

김정희
2022년 05월 25일 오후 12:51 업데이트: 2022년 05월 27일 오후 4:32

상하이 푸둥신구(浦東新區)의 수박 600t이 다 익었는데 판로가 막혀 썩고 있다며 과일 농가들이 도움을 요청한다고 중국 관영 언론 중국청년보(中國青年報)가 22일 보도했다. 

신문은 농민들이 “매년 4월과 11월 두 차례 수박을 수확한다. 올해는 기후 조건이 좋아서 작년보다 많은 약 600t의 수박을 수확할 예정이다”라면서 “지금 4월 수박이 다 익었지만 바이어가 나타나지 않아 매우 조급하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매년 4월이 되면 바이어 또는 공소합작사(供銷合作社·중국판 농협) 관계자들이 찾아와 수박을 도매가격으로 수매했다. kg당 최소 10위안(약 2천원)으로 하루에 1~1.5t 팔았는데, 판로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바이어들이 여기에 들어올 수 없고, 우리도 나갈 방법이 없다. 상하이가 봉쇄된 후, 과일 비닐하우스가 집중된 곳을 출입하는 주요 도로가 수천 근의 돌덩어리로 가로막혔다”면서 “농부들이 수박을 관리하기 위해 비닐하우스에서 지내고 있다”라고 한 농민은 말했다. 

그는 또 “5월 21일에 상하이 봉쇄가 풀리면 바이어가 올 줄 알았지만, 깜깜무소식이다”면서 “수소문해보니 올해 그들도 판로가 없다면서 수박을 수매하지 않기로 했단다”라고 한탄했다. 

현지 과일·야채 전문 공소합작사 책임자는 중국청년보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해 동안 현지 과일 농가와 협력해왔지만, 지금 나도 봉쇄 관리 때문에 집에 갇혀있다”면서 “올해는 대형 마트에서 수박을 구매하지 않아 판로가 없고, 작업을 하기 위해 (초록색) 코로나 통행증이 필요한데 구하기 어렵다”고 수박을 수매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에서 코로나 통행증은 개인의 건강 상태를 입증하는 일종의 전자 증명서인데 개인의 상황에 따라 빨강,노랑,초록 3가지 색상으로 구분된다. 이 중 초록색은 외부 통행이 가능한 등급으로 꼽힌다.

그러나 해당 품종의 수박은 상하이 온라인 스토어에서 인기 상품이다. 

한 네티즌이 올린 온라인 스토어 캡처 화면에는 3kg 이상 개당 49.9 위안(약 1만 원), 4kg 이상 개당 62.9 위안(약 1만 2천 원)에 판매되는 해당 품종의 수박은 ‘입고 대기 중’ 상태로 표시돼 있다.  

수박이 입고 예정으로 표시된 중국 상하이 온라인쇼핑몰을 캡처 해 올린 SNS 게시글 | 화면 캡처

상하이 과일 농가들의 수박은 판로가 막혔는데 정작 소비 시장에는 수박이 공급되지 않아 시민은 수박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러 중국 언론이 중국청년보의 보도를 연달아 전재하자 ‘수박이 팔리지 않아 도움 요청하는 상하이 과일 농가’ 관련 웨이보 토픽은 하루 만에 8만 회 가까이 공유되고 댓글이 2만 개 넘게 달렸다. 

네티즌들은 “(이 일이) 핫 토픽이 된 자체가 너무 가소롭지 않은가? (수박을) 팔지 못하는 농가, 수매할 수 없는 유통상, 먹을 수 없는 소비자…SH(상하이)는 도대체 누구 것이냐?”, “상하이 봉쇄 초기에는 현지 농가들의 야채가 대량으로 비닐하우스에서 썩어갔는데, 지금은 수박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두 달이 지났지만,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