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中 선전공장 철수 결정

2018년 05월 8일 오전 9:48 업데이트: 2019년 11월 11일 오후 4:18

미국 정부가 중국산 하이테크 제품에 관세를 부과키로 하면서 중국 내 다국적 제조업체들에 대한 영항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IT뉴스 란징 티엠티(Lanjing TMT) 4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중국산 하이테크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발표함에 따라 삼성은 수익률 감소를 이유로 중국 남부 선전(深圳)시 제조업단지 내에 위치한 자사 공장을 철수하고 있다.

지난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지적재산권 절도에 대한 보복 관세 조치로 중국산 공산품 1300여 개가 포함된 목록(산업용 로봇, 평면 TV, 자동차 등)을 발표했다.

대만 커머셜 타임스(Commercial Times)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곧 폐업할 삼성전자 선전 공장은 수출용 LCD TV 화면을 생산하고 있다.

란징 티엠티도 해당 공장이 직원 약 320명을 해고하고 한국인 임원 6명만 남겨둔 채 철수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달 초 산업 내부 관계자들이 커머셜 타임스에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여러 다국적 기업이 이번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조치로 중국 공장 철수를 검토 중이다.

2014년 9월 5일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nternationale Funk Ausstellung)’ 개막행사에서 참관객들이 삼성전자 부스에 전시된 커브드 TV를 관람하고 있다. | Tobias Schwarz/AFP/Getty Images

한 삼성전자 임원은 커머셜 타임스를 통해 미국 수출용 중국 제조 상품이 이미 낮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삼성전자 미국 수출용 TV는 중국 생산량이 10% 정도다. 이 임원은 “미국 정부의 25% 수입관세 부과 조치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보니 중국 내 생산라인 중단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한 임원도 언론 취재에서 최근 미중 무역 관계가 악화돼 자사 역시 타국으로 생산라인을 이전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을 떠나는 공장들

한국 정부가 북한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 국내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한 뒤로 중국 내에 반한(反韓) 감정이 일면서 중국 내 삼성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

또 한때 저렴한 제조비용 때문에 중국을 선택했던 여러 다국적 기업도 중국 내 운영비, 임금, 지가 등이 오르면서 공장 이전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는 베트남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닛케이 아시안 리뷰(Nikkei Asian Review)는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 51%가 베트남에서 생산된다고 보고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173억 달러를 투자해 14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2017년 10월 31일 서울 삼성전자 전시장에 전시된 갤럭시 노트8.  | Jung Yeon-Je/AFP/Getty Images

중국 언론들은 삼성의 중국 고용 창출 인원이 2013년 3만 5600명에서 2015년 8580명으로 줄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부 전문가는 삼성이 중국에서 완전 철수할 경우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쑤저우 푸광 전기기계공업을 포함한 여러 업체 주력 상품이 삼성 부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에 납품 공장 여러 곳이 폐업을 신청하고 있다.

중국이 선진 경제 대열에 오르기 위해 자국 제조업 영역을 개선하고 성장 촉진에 힘쓰면서 외국계 기업의 중국 이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2017년 7월 선전시 당국도 경제 보고서에서 최근 수개월간 선전시에서 철수한 외국계 기업이 1만 5000개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그 중에는 네덜란드계 다국적 기업 필립스(Philips)와 미국계 기업 허니웰(Honeywell) 등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