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몬 신임 유엔 北 인권보고관 “북한 인권 개선에 함께 협력”

이윤정
2022년 09월 1일 오후 5:41 업데이트: 2022년 09월 1일 오후 11:14

임명 후 첫 방한…3일까지 공식 일정
페루 학자 출신…킨타나 보고관 후임
유엔총회 제출할 ‘北인권 보고서’ 자료 수집

지난 8월 27일부터 한국을 방문 중인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2022 한반도국제평화포럼’에 참석해 “북한의 어린 소녀와 여성의 인권이 유린당하는 부분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들이 정의와 보호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살몬 보고관은 “아직은 북한의 인권 탄압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 알 수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피해자를 중심으로 대화를 모색하고 이를 통해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논의하고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현재 북한의 상황은 라틴아메리카와는 다르지만, 어떤 부분은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진실, 정의, 배상이라는 것이 북한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라틴아메리카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 1일 공식 임기를 시작한 살몬 보고관은 8월 27일,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외교부 등 정부 부처를 비롯해 북한 인권단체 관계자들과 만나며 북한인권 대책 마련을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살몬 보고관은 이번 방한을 통해 오는 10월 유엔총회에 제출할 북한 인권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살몬 보고관은 지난 8월 29일 대북인권단체들과 면담을 시작으로 30일에는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를 방문해 탈북민 교육생들과 만났다.

이날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와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서울 종로구 서울유엔인권사무소에서 공동 개최한 ‘청년 활동가 북한 강제실종 캠페인 브리핑’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가장 흉악한 국제범죄인 강제실종이 북한에 현재도 존재한다”며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31일에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하고, 박진 외교부 장관을 만나 북한 인권 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도 동석했다.

살몬 보고관은 8월 31일 박진 외교부 장관을 만나 북한 인권 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다. | 외교부 제공

박진 장관은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접견에서 살몬 보고관에게 “인권, 민주주의, 법치 분야에서 쌓아 오신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해 기여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해 유엔 등 국제사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입장이며 살몬 보고관의 활동에도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살몬 보고관은 보좌관직 수행에 대한 한국의 지원에 사의를 표하며 “여러분의 지원 아래 북한 인권상황 개선 노력에 시너지를 내면서 함께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살몬 보고관은 오는 2일에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을 예방하고, 내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어 방한 결과를 브리핑한다. 방한 마지막 날인 3일에는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격당해 숨진 해수부 공무원 이 씨의 유족을 면담할 계획이다.

페루 출신 국제법 학자인 살몬 보고관은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보고관의 후임으로 지난 7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임명돼 8월 1일 정식 임기를 시작했다.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004년 유엔 인권위원회 결의에 따라 설치됐으며, 북한 인권 상황을 조사·연구해 유엔 총회 및 인권이사회에 보고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