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홍콩 민주화 시위 5개월의 기록

애나 조
2019년 11월 15일 오후 11:22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55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前因後果)’ 사진전

홍콩 민주화 시위 5개월의 기록이 사진으로 전시되고 있다. ‘신문에 보이지 못하는 전인후과’ 사진전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 위안 갤러리에서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열린다.

세계 각지 홍콩인들로 구성된 ‘프리덤 홍콩(Freedom Hong Kong)’에서 주최한 이번 전시회에는 홍콩 시위가 시작된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보도된 사진과 홍콩 시위 상황 공유 텔레그램에 올라온 미보도 사진 등 총 70여 점이 선보인다.

홍콩 유학생은 “홍콩경찰과 홍콩 경찰이 아닐 수도 있는 경찰들의 폭력성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Epoch Times

2개월간 사진전을 준비했다는 홍콩 유학생(20대·남)은 “홍콩 경찰과 홍콩 경찰이 아닐 수도 있는 경찰들의 폭력성, 그리고 홍콩 시위대가 원래 폭력적으로 했던 게 아니라, 폭력을 당해서 대응하는 차원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라면서, “해외 보도에서 잔인한 장면이 나왔지만, 왜 그런 장면이 나왔는지 설명이 없었는데, 사진전을 통해서 그 사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장 한쪽에서는 시위 장면이 상영됐다. 폭력 경찰의 구타에 고통받는 친구를 살리기 위해 “머리는 때리지 마세요!”라며 절규하는 모습에 관람객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가 물대포를 맞고 망연자실한 시민들, 거리를 걸어가다 무차별 진압에 쓰러진 학생들. 시민들을 무차별 가격한 영상 속의 경찰은 더는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경찰이 아니었다.

첫날 홍콩 유학생 뿐 아니라 많은 한국인들이 전시장을 찾았다. |Epoch Times

첫날 전시장에 모인 홍콩 유학생들은 검은 티셔츠와 검은 마스크를 하고 조용히 관람을 도왔다. 또 다른 홍콩 유학생(20대, 여)은 전시장에 붙어 있는 글귀 “我雖勢弱言輕, 決不虛無作聲”를 가리키며, “나는 비록 약하고 힘이 없고, 내가 소리 내도 들어줄 사람이 없지만, 절대로 어둠 속에 갇혀있지 않고 우리의 목소리를 이야기하겠다는 뜻”이라며, “청소년들이 인간 사슬을 만들며 들고 있던 문구”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홍콩 유학생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알리는 것일 뿐이어서 이렇게 진실을 알리고 있다”라며, “한국이 중국과의 경제 관계가 있지만, 한국인들이 가능하면 우리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주최 측은 홈페이지에 “홍콩에는 고도의 자치가 보장되고 있지만 사실상 베이징 정부는 홍콩을 통제하고 있고, 중국 공산당은 홍콩의 정치적 경제적인 면에도 스며들고 있다”면서, “중국이 홍콩의 자유 시장을 이용해 기업에 스며들어 독재 통치를 위한 자금을 얻고 있고, 홍콩 기업과 다국적 기업은 베이징 정부의 협박과 간섭에 무릎을 꿇었다”고 밝혔다.

또한, “홍콩을 발판으로 삼아 중국은 세계로 자신의 세력을 퍼뜨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홍콩 사람으로서 우리만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당신과 당신의 나라를 위해 우리의 핵심 가치를 지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시회가 열린 15일 새벽, 중국 관영 신화사와 인민일보 등은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속보로 내보냈다. 시 주석은 홍콩 시위를 “급진 폭력 범죄행위”로 규정하며, “폭력을 저지하고 난동을 제압하라”고 말하며, 시위대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주한 중국대사관은 홈페이지에 게시한 대변인 담화에서 최근 대학 캠퍼스에 부착된 대자보를 중국인 유학생이 훼손한 사건에 대해 “중국의 청년 학생들이 중국의 주권을 해치고 사실을 왜곡하는 언행에 분노와 반대를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