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직전 급하게 ‘핸들’ 꺾어 대형참사 막고 목숨 잃은 레미콘 운전기사

김연진
2020년 01월 16일 오후 4:59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28

부산 신모라교차로에서 교각과 충돌해 숨진 레미콘 운전기사가 사고 발생 직전 방향을 꺾어 참사를 막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순간적인 기지로 대형사고를 막은 레미콘 운전기사는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다.

지난 14일 오전 11시께 부산 사상구 모라동 신모라교차로에서 A(62)씨가 운전하던 레미콘이 교각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이후 A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연합뉴스

신모라교차로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공포의 구간’으로 불린다. 특히 급격한 내리막 경사로 인해 대형 차량이 방향을 전환하거나 속도를 줄이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이날 사고가 발생한 레미콘 차량도 교차로 방향으로 내리막길을 주행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를 눈앞에서 목격한 김호성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찔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그는 “레미콘이 사고 직전 급하게 교각 쪽으로 방향을 틀지 않았다면, 내 차량과 정면으로 충돌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교차로에서 전방을 주시하기 위해 10시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왼쪽에서 레미콘이 경적을 울리면서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라며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고, 레미콘은 내 차와 충돌 직전 방향을 틀어 교각과 충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레미콘 운전기사가 속도를 줄이기 위해 애쓰셨던 것 같다”라며 “만약 그런 희생이 없었다면 나도 사고를 당했을 것이며, 대형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