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성범죄자’ 엡스타인과 어울려…부인 이혼 결심”

한동훈
2021년 05월 10일 오전 7:27 업데이트: 2021년 05월 10일 오후 2:44

빌 게이츠-멀린다 부부의 이혼에 대한 새로운 보도가 나왔다.

빌 게이츠가 미성년자 성범죄 및 성매매 알선 혐의로 체포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가까이 지낸 사실이 아내 멀린다의 이혼 결심 사유가 됐다는 것이다.

데일리 비스트 등 현지 언론은 멀린다가 2013년 9월 남편과 함께 미국 뉴욕에서 엡스타인을 만난 이후, 남편이 성범죄자와 어울리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나타냈다고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엡스타인과 2011년부터 여러 차례 만났는데, 이 당시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상태였다.

어린 소녀들을 상대로 추악한 성범죄를 저지른 인물과 어울린다는 비난이 일자, 빌 게이츠는 엡스타인과 사업 관계를 맺은 적이 없으며, 여러 차례 만남 중에 사적인 만남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빌 게이츠가 주변의 시선과 아내의 걱정에도 엡스타인과의 관계를 이어갔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빌앤멀린다게이츠 재단 전 직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사태가 절정에 이른 것은 지난 2019년 10월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에는 빌 게이츠와 엡스타인이 여러 차례 만났으며, 그가 뉴욕의 엡스타인 저택에 밤늦게까지 머물렀다는 기사가 실렸다.

또한 데일리 비스트는 빌 게이츠가 엡스타인의 성범죄와 관련해 당국의 정밀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빌 게이츠는 여전히 둘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정보통신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빌 게이츠에게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물어보면 ‘아, 나는 그가 높은 도덕성을 지니지는 않았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의 연방법원 정문 앞에 한 시위자가 제프리 엡스타인의 처벌을 요청하며 그의 사진을 들고 있다. 2019.7.8 | Stephanie Keith/Getty Images

멀린다는 이 무렵 빌 게이츠와의 이혼을 확실하게 마음먹고 실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립학교 수학·물리학 교사 출신인 엡스타인은 인맥과 학력위조로 금융사에 입사해, 이후 부유층 자산관리를 통해 거액의 자산을 축적했다. 이 과정에서 미성년 소녀들을 유력 인사들에게 성접대시키는 방법을 동원했다.

2008년 14세 정도의 미성년자 36명에 대한 성매매, 성학대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나, 2건의 성매매만이 유죄로 인정돼 호텔과 같은 감방에서 13개월 징역형을 사는 데 그쳤다.

하지만, 석방 후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또다시 2019년 7월에 체포됐다가 같은 해 8월 10일 감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의는 그가 자살한 것으로 결론지었지만, 엡스타인의 변호인은 ‘자살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자살 전날에는 2000페이지 분량의 ‘엡스타인 문서’가 공개됐는데, 그를 통해 성매매를 알선받은 유력인사 다수의 이름이 적혀 있어 국제적으로 충격을 줬다.

엡스타인은 카리브해에 섬을 사들인 뒤, 자신의 전용기에 유명인사와 소녀들을 태워 오고간 것으로도 드러났다. 이 섬은 미국 언론에 의해 ‘소아성애섬’으로 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