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내로남불’ 검열 금지한 플로리다에 IT 로비단체들 반발

2021년 05월 31일 오후 4:56 업데이트: 2021년 05월 31일 오후 5:08

미국 빅테크(Big Tech) 기업들이 일관되지 않은 콘텐츠 검열을 금지한 플로리다주의 새 법에 반발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와 넷초이스(NetChoice)는 최근 플로리다주를 상대로 한 소장을 플로리다 북부지방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지난 24일 제정된 플로리다주의 새 법(상원 법안 제7072호)이 미국 수정헌법에서 보장한 ‘발언의 자유’와 ‘출판의 자유’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칼 사보 넷초이스 부회장은 “플로리다 의원들이 (소셜미디어를) 관영언론과 국영인터넷에 가깝게 만드는 위헌적 법을 강행하고 있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미국 정보통신(IT)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로비단체다. 컴퓨터통신산업협회는 페이스북·구글·트위터 등을 위해 로비활동을 벌인다.

사보 부회장은 “수정헌법 1조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비즈니스 모델 및 사용자에게 적합한 수준의 콘텐츠 호스팅 권한을 보장한다”며 플로리다의 새로운 법이 수정헌법 1조를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두 단체가 반대하는 ‘플로리다의 새로운 법’은 플로리다 주민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발언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제정됐다.

이 법은 빅테크 기업들이 일관된 기준 없이 사용자들이 올린 콘텐츠를 검열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으며, 검열로 손해를 입은 주민들이 기업에 배상책임을 요구할 수 있는 방안을 열어줬다.

또한 주(州) 법무장관이 플로리다주의 불공정거래 규제법에 근거해 소셜미디어에 대한 검열로 주민들의 발언권을 침해한 기업을 기소할 수 있도록 했다.

플로리다 주지사실 대변인은 이날 소송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법적 도전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새 법은 강력한 법적 근거를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논평했다.

대변인은 “빅테크는 어떤 면에서 정부보다 더 강력하며, 책임은 확실히 덜 진다”면서 “자유로운 발언은 모든 미국인들에게 주어진 신성한 권리”라고 덧붙였다.

론 드산티스는 지난 24일 법안에 서명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그들(빅테크)은 미국 역사상 전례가 없는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빅테크가 행사하고 있는 권력이 자유로운 토론을 방해하고 공익을 해치는 사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중공 바이러스) 기원에 관한 논의를 예로 들었다.

얼만 전까지 바이러스의 우한 연구소 유출설에 대해 빅테크는 ‘허위사실’이라며 제재를 가했지만, 이제는 연구소 유출설이 주류논의로 다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플로리다의 새로운 법은 빅테크가 플로리다의 정치인 계정을 마음대로 차단하는 것도 금지했다.

주 전국구급 후보자를 플랫폼에서 금지하는 소셜미디어 기업에는 금지일 1일당 25만달러(약 2억7천만원), 지역구급 후보자를 금지할 경우 금지일 1일당 벌금은 2만5천달러다.

또한 사용자 콘텐츠를 검열하거나 검게 처리하거나, 사용자를 플랫폼에서 쫓아내거나 일관되지 않은 방식으로 규제할 경우 관계자들에게 1인당 최고 10만달러(약 1억1천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한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