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중국 공산당, 질병에 대한 정치적 책임 줄이려 ‘우한’ 표현 사용 금지”

캐시 허
2020년 03월 13일 오후 12:01 업데이트: 2020년 03월 13일 오후 1:29

프레임을 지배하는 자가 논의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 프레임을 짜는데 가장 중요한 게 ‘언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명칭에 대해 중화인민공화국(중공)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이 용어 정립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트위터에 한 트위터 이용자가 우한 바이러스를 ‘차이나 바이러스(China Virus)’라고 지칭한 게시물을 인용(리트윗)해서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트위터 이용자가 ‘차이나 바이러스(China Virus)’라고 쓴 게시물을 인용(리트윗)해 올렸다. | 트위터 화면 캡처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TV연설에서 “코로나가 해외에서 유래한 질병”이라며 “미국 정부가 중국여행을 제한해 현재 유럽에서 일어나는 규모의 발병을 막았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러스 발생은 중국에서 시작됐고 이제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작년 12월 중국 중심부 우한에서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이후 중국 정부의 질병 명칭 다툼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는 아직 바이러스 발원지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음을 이유로 관영언론과 외교부를 통해 ‘우한 독감’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은 전 세계에서 11만8천명을 감염시키고 세계경제를 불황으로 몰아넣을 넣을 수 있는 질병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줄이려 이같은 표현의 사용을 억압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썰물처럼 빠져나간 관광객과 내국인 수요 |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폭스뉴스·CNBC와 인터뷰에서 “이 바이러스가 ‘우한 코로나바이러스’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시작됐다고 한 건 중국 공산당이었다. 내가 한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9일 중공 외교부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바이러스에 공식적으로 이름 붙였지만 한 미국 정치인은 과학과 WHO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고 중국과 우한에 낙인을 찍으려했다”고 논평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겨냥한 신경질적인 대응이었다.

한편, 중공으로부터 10조를 지원받은 WHO는 지난달 11일 우한 폐렴 명칭을 ‘코비드-19’로 정했다. 다음날 한국 정부는 이에 대응해 ‘코로나 19’라는 명칭을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