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집에 갇힌 모녀 구한 남성… 거리에서 지내던 ‘노숙자’였다

연유선
2023년 05월 23일 오후 6:41 업데이트: 2023년 05월 23일 오후 6:41

새빨간 불길이 치솟는 빌라 건물에서 살던 가족과 동물을 구한 시민 영웅의 정체가 화제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미국 CBS 뉴스는 화재 현장에서 가족을 구한 남성 조 홀린스(Joe Hollins)의 이야기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거주하는 두 아이의 엄마 클라우디아 히메네스(Claudia Jimenez)는 빌라가 불길에 휩싸인 것을 발견했다.

즉시 어린 두 딸을 깨운 히메네스는 정문으로 탈출하려 했지만 이미 화마가 덮쳐 나갈 수 없었다.

CBS뉴스 캡처

어쩔 수 없이 히메네스는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목청이 터져라 외치자 누군가 그를 향해 달려왔다.

달려온 사람은 홀린스였다. 그는 아내와 함께 히메네스의 빌라 앞 거리에서 노숙을 하는 노숙자였다.

홀린스는 창문 아래에 자리를 잡고 히메네스에게 먼저 두 딸을 떨어뜨리라고 외쳤다.

히메네스는 창문 밖으로 한 살 딸 발레리(Valerie)와 여덟 살 딸 나탈리(Natalie)를 차례로 떨어뜨렸고 홀린스는 히메네스의 두 딸을 받아 무사히 구조했다.

그런 다음 히메네스는 반려견 두 마리도 홀린스에게 던졌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차례가 되자 히메네스는 두려움에 얼어붙었다. 홀린스는 그녀를 안심시키려 응원했다.

히메네스는 용기를 내 뛰어내렸고 다행히 안전하게 탈출했다. 곧이어 도착한 소방 대원들이 화염을 진압했다.

CBS뉴스 캡처

화재가 진압된 후 히메네스는 홀린스에게 생명을 빚졌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히메네스는 “나는 그에게 영원히 감사할 것이다. 그는 나에게 천사였다”라며 “그 덕분에 우리가 살아서 이곳에 있을 수 있었고 내 딸이 안전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홀린스는 “누구나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화재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마을 사람들은 히메네스와 빌라 주민들을 위해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