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아파트서 뛰어내린 형제를 맨손으로 받아낸 시민들

이서현
2020년 07월 24일 오후 3:3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1:54

프랑스 시민들이 불이 난 아파트서 뛰어내린 어린이 두 명을 맨몸으로 받아내 감동을 전했다.

형제인 두 아이는 밑에 있던 주민들의 팔 안에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23일(현지시간) BFM 방송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지난 21일 프랑스 남동부 도시 그르노블에서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보도 영상을 보면 검은 연기와 화염이 치솟는 아파트 외벽에 한 아이의 몸이 완전히 창밖으로 나와 있다.

창문 안쪽에 있던 형(10살)이 동생(3살)의 상의를 잡고 붙들고 있는 상황.

창문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뛰어내리라고 소리치며 손을 위로 뻗었다.

잠시 후, 형은 그 말을 믿고 손을 놓았고 동생은 12m 아래로 떨어졌다.

대기하던 사람들은 힘을 합쳐 맨손으로 동생을 받아냈다.

이어 사람들은 대기하던 형에게도 뛰어내리라고 소리쳤다.

형은 곧바로 창틀에 앉았지만, 바로 뛰어내리지 못하고 망설였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창밖으로 몸을 던졌고, 사람들의 품에 안겼다.

형제는 화재로 연기를 좀 마시기는 했지만 별다른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bc뉴스

화재 현장에서 구조를 주도한 흑인청년 아투마니 왈리드(25)가 아이들을 받을 때의 충격으로 오른쪽 손목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이웃 아파트에 살던 그는 사람들의 비명을 듣고 불이 난 집으로 곧장 뛰어갔다고 한다.

그러나 불이 난 집의 현관문이 잠긴 상태라 들어갈 수 없었다.

아파트 밑으로 내려간 그는 두 형제가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민 것을 보고 이웃들과 함께 뛰어내리라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그는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애들이 뛰어내리는 순간 두려움이 사라졌다. 오직 애들을 잘 받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애들을 살리긴 했지만 뛰어내리기로 한 그 아이들이 영웅이다”라며 공을 형제에게 돌렸다.

화재가 일어난 곳은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주로 모여 사는 지역으로 주민들의 경제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곳이라고 한다.

용감한 시민과 형제의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진정한 영웅들” “아이들도 뛰어내리기 쉽지 않았을 텐데” “위대한 손” “아이들도 어른들도 너무 감사하다ㅠㅠ”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