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 3층 빌라 창문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주민을 위해 ‘스티로폼’ 깔아준 행인

이현주
2020년 10월 2일 오전 10:4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39

빌라 3층에 불이 나자 50대 거주자는 창문으로 탈출해 땅바닥에 떨어졌다.

그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부상도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탈출 상황을 목격한 한 시민이 추락지점에 깔아준 스티로폼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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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5시 49분께 대전 중구 대사동의 한 빌라 건물 3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집안에 세워둔 전기 자전거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시작됐다.

거센 불길에 현관으로 대피가 어렵게 되자 50대 거주자 A씨는 창문에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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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을 지나던 B씨는 이 아슬아슬한 상황을 목격하고 주변을 살폈다.

건물 주변에는 누군가 버리려고 모아 둔 스티로폼 뭉치가 있었다.

B씨는 A씨가 떨어질 만한 위치에 재빨리 스티로폼을 깔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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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도 안돼 A씨는 B씨가 깔아둔 스티로폼 위로 떨어졌다.

A씨는 허리 통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나, 스티로폼 덕분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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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차량 통행이 많아 소방차량이 현장에 도착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B씨의 기민하고 적절한 대처로 A씨는 큰 화를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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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 관계자는 “B씨가 스티로폼 위치를 잘 조정하는 등 의인처럼 아주 대처를 잘 해주셨다”고 말했다.

불은 집 내부와 집기류 등을 태우고 25분 만에 꺼졌다.

소방당국은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