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차 당대회 앞둔 중국 정세

샤샤오창(夏小強)
2017년 06월 14일 오후 4:02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6

올 가을,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이하, 19차 당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19차 당대회는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향후 정세와 시진핑의 미래가 이 결과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19차 당대회가 점점 가까워 오면서 중국 공산당 고위층의 권력 투쟁은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인터넷 상에서 한동안 잠잠했던 장쩌민 부자 관련 소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장쩌민파가 공중 분해됐던 자신의 진영을 추스르기 위한 책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동시에 미국 체류 중인 부호 궈원구이(郭文贵)는 왕치산(王岐山) 당 중앙 기율위 서기와 관련하여 부패 사실을 폭로하면서 언론의 초점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시진핑 당국의 반부패 드라이브는 해외발 부패 폭로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듯 보인다. 5월 31일과 6월 1일, 중국 정부는 낙마한 부부급(副部级, 차관급) 관료 아홉 명에 대해 실형을 선고했다. 그 중 네 명은 무기징역을 받음으로써 시진핑 당국의 반부패 개혁이 고강도, 가속화했음을 보여준다.

시진핑 반부패 호랑이 사냥의 유래

장쩌민 부자 관련한 여론 조작 및 궈원구이의 폭로는 중국 고위층과 19차 당대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진핑 당국이 반부패 드라이브를 펴게 된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8차 당대회 개최 전인 2012년 2월, 왕리쥔(王立軍)이 미국 총영사관에 망명을 시도하면서 보시라이(薄熙來)가 낙마했다. 이 의외의 사건은 중국 정세를 바꿨다. 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집권 이후 5년 동안 시진핑은 지금과 같은 대대적인 반부패 정책을 시행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정치국 상무위원이 된 보시라이가 주도한 쿠데타에 의해 권력을 찬탈당한 뒤 친청(秦城)교도소로 보내졌을 수도 있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장쩌민과 쩡칭훙이 계획하던 바였기 때문이다.

보시라이의 갑작스러운 낙마로 인해 시진핑은 후진타오, 원자바오의 힘을 등에 업고 왕치산과 손을 잡아, 18차 당대회 이후 당 내부에서 순리롭게 반부패 운동을 진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반부패 드라이브를 통해 저우융캉(周永康), 쉬차이허우(徐才厚), 궈보슝(郭伯雄) 등 장쩌민파의 실세를 숙청할 수 있었던 것이다. 현재 시진핑은 2017년 가을에 열리는 19차 당대회까지 반부패 드라이브를 펼쳐 장쩌민파 보스인 장쩌민과 쩡칭훙(曾庆红)을 숙청하려는 계획이다.

장쩌민에게 다가올 재앙

폐쇄적인 체제와 규율을 지닌 중국 공산당의 성격 상, 지도자의 권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회의 개최 등의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 당의 인정을 받아야만 한다. 이 때문에 19차 당대회에서 확정될 고위급 인사를 둘러싸고, 당 내부의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당 내부에서는 주로 네 개 부분을 두고 세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군대, 정법, 선전 및 지방성급 관리이다. 쉬차이허우와 궈보슝이 낙마한 현재, 시진핑은 전면적인 군사개혁을 단행해 군권 안정을 꾀했다. 저우융캉이 낙마한 뒤로 3년째에 접어든 정법계통의 경우도 인사는 완전히 교체되었으며 개혁은 현재 진행 중이다.

선전부문에서는 장쩌민파 류윈산(劉雲山)이 여전히 상무위원으로 재직 중으로, 대부분의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19차 당대회에서 낙마가 유력한 인사 중 하나로 꼽힌다. 지방 성급 도시의 경우 31개 성급 도시의 당정(黨政) 최고 책임자들이 이미 인사이동을 마쳤으며 시진핑 진영의 인물들이 계속해서 등용되고 있다. 특히 매우 중요한 지역인 베이징은 이미 시진핑의 직계 인사가 장악했다. 상하이는 서기직만 남았는데 아마 19차 당대회 전에 시진핑 진영의 인물이 등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장쩌민파 최후의 인물인 상무위원 장더장(張德江), 류윈산, 장가오리(張高麗)는 19차 당대회 이후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19차 당대회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장쩌민과 쩡칭훙은 재앙과 다름없는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장쩌민 진영은 19차 당대회 전, 시진핑 정부의 반부패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어 숙청을 피할 마지막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 상황에서 해외 체류 중인 궈원구이가 돌연 왕치산을 겨냥한 부정적 소문을 폭로했다. 이러한 행동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장쩌민과 시진핑의 세력다툼이 존재한다. 즉 궈원구이 배후에 있는 원로 간부(老領導)가 궈원구이를 조종하여 시진핑 진영을 공격한 것이다.

해외서 왕치산 부패 문제가 폭로된 원인

시진핑과 왕치산의 반부패 드라이브의 측면에서 궈원구이의 비리 폭로 행동을 살펴보면, 이 사건은 시진핑이 정법계통에 속하는 쩡칭훙의 해외 국가안전부 특무계통을 숙청한 여파라고 할 수 있다. 쩡칭훙의 심복이었던 마졘(馬建) 국가안전부 부장이 낙마한 사건이 그 시작이었다. 이후 쩡칭훙의 해외 국가안보계통이 숙청되기 시작했다. 현재 시진핑은 해외에 소속된 국가안보계통에 대해 대대적인 인사교체와 조직 재편성을 단행하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들이 궈원구이가 왕치산의 비리를 폭로하게 만든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왕치산은 시진핑의 반부패 드라이브의 일등 공신으로, 그는 반부패 호랑이 사냥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 내부, 특히 장쩌민 집단의 가족과 이익집단을 타격했다. 특히 올해 시진핑과 왕치산은 금융계통의 장쩌민과 쩡칭훙 관련 인물들을 집중적으로 숙청했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왕치산이 상대편의 타겟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치적 세력 다툼은 협상, 거래, 타협을 통해 최종적으로 양측이 모두 수용 가능한 이익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궈원구이가 해외에서 비리를 폭로한 일은 단지 상대를 향한 기세 싸움이며 폭로한 내용 자체는 표면적인 카드와 수단에 불과하다. 고위 관리의 부패 이력, 사생활이 난잡한 것은 이미 중국 공산당의 일반적인 관례인 것이다.

사실 왕치산에 관한 폭로는 특별하다고 볼 수 없으며, 상대 진영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지도 못했다. 즉 이번 폭로는 중국 관료계의 관행이며 뉴스거리 역시 아니다. 따라서 폭로한 측의 주요 목적은 체제 하에 부패하지 않은 관료가 없다는 실정을 이용해 반부패 정책의 정당성에 훼손하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서 “모두가 부패를 저지르는데 왜 유독 나한테만 엄격하나?’라는 식의 논리인 것이다.

19차 당대회 이전의 정국 흐름

장쩌민은 정권을 장악했던 동안 부패로 정국을 운영했다. 부패를 방임함으로써 대량의 관료들을 ‘결집’시켰다. 부패관리들은 훗날 민중을 박해하는 장쩌민 집단의 주요 멤버가 됐다. 현재 시진핑의 반부패 드라이브로 인해 낙마한 관료 대부분이 바로 이들이다. 하지만 시진핑 당국도 공산당 체제에 묶여 그저 부패라는 죄명으로 이들을 잡아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적 라이벌에게 빌미를 제공하게 됐다. 공산당 체제 하에서 부패 관료들은 마치 암세포처럼 자동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시진핑 당국이 앞으로 반부패 정책을 펴나갈 때마다 직면하게 될 곤경이다. 그러나 반부패는 앞으로도 영원히 진행할 수는 없다.

따라서 현재의 국면과 실정 속에서 시진핑 당국은 계속 장쩌민 집단을 겨냥해 고강도, 가속화된 반부패 드라이브를 유지하는 동시에 전방위적인 인사배치를 신속하게 완성해야 한다. 19차 당대회가 순리롭게 개최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큰 틀 안에서 시진핑 당국은 국정의 안정을 주요 목표로 할 것이며 19차 당대회 이전에는 큰 정치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다만 해외에서의 비리 폭로와 관련된 배후자, 원로 간부에 대해서는 추적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장쩌민파가 19차 당대회 이전, 촉박한 시간을 이용해 강한 반격을 꾀한다면 해외 폭로자의 배후에 있는 원로 간부 역시 바로 숙청할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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