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호주 언론 “중공군, 바이러스 무기화 연구”

탕징위안(唐靖遠)
2021년 05월 13일 오전 8:57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6

중국이 바이러스를 이용해 생물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호주 언론 보도의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호주 매체는 지난 8일 2015년 중국 군사 과학자들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의 무기화를 다룬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5일에는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브라질군은 코로나19 사태를 화학전·세균전·방사능전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그 나라는 코로나19를 이용해 지난해 높은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주장했다. 중공이 바이러스를 퍼뜨려 생물학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호주 언론, 중국군 사스 무기화 연구 가능성 시사

호주의 ‘디 오스트레일리안(The Weekend Australian)’은 8일 자 주말판 1면 머리기사 ‘중국 파일 속의 바이러스 전쟁’에서 중국군 과학자 18명과 일부 유행병 전문가들이 2015년 공동 편찬한 <사스의 비자연적 기원과 신종 인공 바이러스 유전자 무기>(이하 유전자 무기)라는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사스 바이러스로) 유전자 무기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했다”며 “인공 조작으로 등장한 새로운 인간 병원성 바이러스가 무기화돼 과거에 보지 못한 방식으로 살포될 수 있다”고 묘사했다.

신문은 미 국무부 관리들이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하던 중 지난해 5월 이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또한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의 중국 국방대 동향 추적을 인용해 이 보고서 저자에 ‘시안 공군군의대(제4군의대)’ 과학자와 무기 전문가 10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ASPI는 의학, 심리과학 연구 등을 포함해 이 대학의 국방연구를 ‘매우 고위험’으로 분류했다.

바이러스의 무기화를 다룬 보고서와 그 저자 쉬더중(徐德忠) 제4군의대 군사예방의학과 군대유행병학연구실 교수. | 화면캡처

이 보고서에는 또 마이클 J 아인스커프 전직 미 공군 대령의 충돌 패턴과 생물학 무기에 관한 연구도 언급됐다.

보고서 저자들은 이 연구를 근거로 “제1차 세계대전이 화학전, 2차 대전이 핵전쟁이라면 3차 세계대전은 분명히 생물학 전쟁이며, 제3차 대전에서 승리를 거둘 핵심 무기는 생물학 무기가 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보고서 저자 18명 가운데 3명은 지방 대학교의 공중보건 또는 전염병학 전문가이고 나머지 15명은 모두 군(軍) 소속 과학자다.

주요 저자는 2명으로, 제4군의대 군사예방의학과 군대유행병학연구실 쉬더중(徐德忠) 교수와 중국 총후근부 위생부 방역국 리펑(李峰) 부국장이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인물은 쉬더중 교수다. 그는 사스 바이러스 전문가로, 2003년에 국가와 군대의 사스 방역에 참여했고, 또 군사위와 국가 위생부 관리에게 보고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쉬더중 교수는 당시 중공 중앙판공청과 국무원판공청에 24차례 보고했고 3편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CCTV 시사프로그램 ‘초점방담(焦點訪談)’에 2차례, 특집 뉴스 프로그램에 6회 출연했다. 주요 인물이라는 의미다.

쉬더중 교수가 주도한 이번 보고서에서 사스 바이러스의 기원을 인공적(비자연적)이라고 했다. 이는 중공이 사스 유행 당시 제기했던 ‘미국의 유전자 무기론’과 관련된다.

사스 사태가 한풀 꺾인 지난 2003년 10월, 중국 고령과학연구센터의 퉁쩡(童增) 전 부연구원은 <최후의 방어선>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해 “사스는 미국이 중국인을 대상으로 개발한 유전자 무기”라는 설을 최초로 제기했다.

중국인 감염률은 92%에 달하지만 다른 나라 국민의 감염률은 매우 낮다는 게 주된 근거였다.

이 가설은 당시 생물학과 전염병학 전문가들로부터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강한 비판을 받았다. 저자 퉁쩡 역시 자신이 의학과 생물학에서는 비전문가임을 인정하면서 “전문가 자문을 받지 않은 보고서”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가설은 중공군 일부 고위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중공군 인사들은 이 가설을 근거로 ‘미 제국주의가 중국을 멸망시키려는 마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며 사스 사태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는 선전 공세를 펼쳤다.

소위 ‘전문가’들도 이 같은 선전 공세에 참여했는데 웨이보 닉네임 ‘다이쥬르(戴九日)’인 퇴역 공군 대령 다이쉬(戴旭)와 <유전자 무기> 주요 저자 쉬더중 교수가 대표적이었다.

이 주장은 곧 터무니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대 미생물학과 관이(管軼) 교수가 흰코사향고양이의 몸에서 사스 바이러스 유전자가 99.8% 일치하는 바이러스를 검출했기 때문이다.

이 발견으로 “사스는 고양이 고기를 먹는 습관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한때 진지하게 나돌기까지 했다.

흥미롭게도 이 ‘사스는 미군의 생물무기’라는 음모론이 완전히 파탄난 것은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스정리(石正麗) 연구원 덕분이다.

스정리는 2017년 윈난성 동굴에서 서식하는 관박쥐 몸에서 사스 바이러스 병원체를 찾아내, 미군이 아닌 중국인 스스로 퍼뜨린 것임을 사실상 입증했다.

쉬더중 교수가 주요 저자로 참여한 보고서 <유전자 무기>는 2015년 출간됐다.

그는 당시 사스가 바로 유전자 무기이고, 자신이 이 분야 최고 전문가라고 굳게 믿었다. 그가 이 보고서에서 한 말을 빌린다면 그는 사스 발견에 “근육이 떨릴 정도”로 격앙됐다.

하지만 그는 바이러스 무기화 연구 분야 정상에 오른 자신을, 불과 2년 뒤 박쥐 동굴에서 나온 스정리에 의해 끌어내려질 줄은 몰랐을 것이다.

쉬더중 교수의 보고서는 모두 7개의 장(章)으로 구성돼 있다.

주로 사스 바이러스를 예로 들어 감염균을 인공 조작 방법으로 유전자 무기로 만드는 생물기술 이론, 동물실험 경로, 그리고 생물학전 제제(製劑)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저장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심지어 실전에서 유전자 무기를 살포하는 방법까지 체계적으로 연구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제3차 세계대전이 생물전쟁이 될 것이고, 제3차 세계대전 승리의 핵심 무기는 생물무기가 될 것”이라고 단정했다는 점이다.

이 보고서는 사스 바이러스가 적대 세력이 중국인을 겨냥해 개발한 유전자 무기일 수 있음을 밝히고, 어떻게 대비하고 반격해야 하는지 서술하고 있다. 즉, 표면적으로는 생물학전 방어에 대한 연구로 보인다.

그러나 안보 전문가들은 공격과 방어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지적한다. 방어 연구는 응용하기에 따라 공격에 관한 연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호주 디 오스트레일리안은 사이버안보 전문가 로버트 포터(Robert Potter)의 말을 인용해 쉬더중 교수의 보고서에 대해 “과학 연구 능력으로 볼 때 (이 연구가) 공격에 쓰였는지 방어에 쓰였는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구 결과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과학자들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 보고서는 군의 생물학전 방어 능력 증대를 다뤘다고 하지만, 군이 이를 통해 공격할 수 있는 방안도 제공했다”고 했다.

공산당 매체, 해명하려다 인정한 꼴

호주 언론의 보도가 나온 후 중공 당국은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다. 다만 공산당 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나서 반박했는데 핵심은 3가지다.

△이 보고서는 군 내부 기밀문서가 아닌 공개 출판한 발행물이다. △공군 군의대(軍醫大)는 생물학 무기 분야 연구개발기관이 아니다. △이 보고서는 이론적인 측면이 강한 학술서적으로, 그 내용은 학술적인 관점일 뿐이다.

그러나 공개 출판한 보고서에서 다룬 내용이라고 해서 중공군이 그 결과를 생물학 무기 개발에 응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 보고서가 연구 결과 전부를 담은 것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 일부만 대외적으로 공개하고 군사무기 개발과 관련된 부분은 감췄을 수도 있다.

환구시보는 공군 군의대가 생물학 무기 연구기관이 아니며 연구는 학술적인 측면에서 이뤄졌다고 했지만, 호주 안보 전문가의 말대로 이 연구를 어떻게 응용할지는 연구자가 아니라 군이 결정할 일이다.

그렇다면 쉬더중 교수의 연구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그의 보고서 <유전자 무기> 94쪽에서는 사람에게 감염성이 없는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감염되기 쉬운 바이러스로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면서, 2012년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와 ‘네이처’에 실린 2편의 논문을 언급했다.

두 논문은 각각 일본계 미국인 가와오카 요시히로(河岡義裕) 교수팀과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Erasmus Medical Center) 전문가 론 푸지에(Ron Fouchier) 연구팀이 발표한 것으로 모두 같은 주제를 다뤘다.

사람 간 감염성이 없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H5N1와 2009년에 글로벌 독감 대유행을 일으킨 신종 플루 바이러스 H1N1을 합성해 만든 바이러스가 페럿(ferret) 사이에 공기로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족제비과의 동물인 페럿은 인간과 매우 가까워 생물실험에 자주 쓰인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 합성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하다고 판정한다.

일본계 미국인 가와오카 요시히로(河岡義裕) 교수(왼쪽)와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Erasmus Medical Center) 전문가 론 푸지에(Ron Fouchier, 오른쪽).

이런 인공 관여의 구체적인 방법은 어떤 것일까? 바로 ‘동물 전달’ 실험을 통해 실현된다. 동물 전달 실험에 관해서는 지난번 글에서 논의한 바 있다. 이 실험은 방금 언급한 네덜란드 전문가 론 푸지에가 최초로 창안한 것이다.

쉽게 말해 조류독감 바이러스로 페럿 한 마리를 감염시키고, 병이 난 뒤 체내의 바이러스 샘플을 확인한 결과 바이러스가 이미 약간 변이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변이된 바이러스로 두 번째 페럿을 감염시킨 뒤 좀 더 변이된 바이러스를 추출해 세 번째 페럿을 감염시키고, 이런 식으로 그다음 페럿을 감염시킨다.

바이러스가 10번째 페럿에 전달됐을 때, 론 푸지에는 근처 우리 안의 페럿이 감염된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이 바이러스가 페럿 사이에서 공기를 통해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이는 또 실험실에서 대유행 위험이 있는 바이러스를 인공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푸지에가 당시 사용한 바이러스가 바로 H5N1 바이러스다.

또한 보고서에서는 ‘동물 전달’ 실험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인공 유전자 조작 방식을 보조로 사용해 동물 전달을 진행한다면 효과가 더욱 좋을 것이라고 했다.

사이언스와 네이처에 각각 실린 2편의 일본팀, 네덜란드 연구진 논문은 모두 2012년 6월 발표됐다.

그런데 불과 1년 뒤인 2013년 5월 중국농업과학원 산하 하얼빈 수의연구소 전문가 천화란(陳化蘭) 팀이 간쑤(甘肅)농업대학 동물의학원 연구진과 사이언스지에 공동으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 보고서에서 H5N1 바이러스와 H1N1 바이러스를 유전자 합성을 통해 무려 127종의 신종 바이러스를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이 중 최소 5종의 슈퍼바이러스가 실험동물 기니피그를 이용한 실험에서 공기 전파력을 보였다.

왜 H5N1과 H1N1을 합성해야 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H5N1 바이러스는 치명적이지만 사람에게 잘 감염되지 않고, H1N1 바이러스는 치명적이진 않지만 전염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화란은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하지만, 치명적이고 전파력도 강한 슈퍼 바이러스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더 많다.

천화란의 이 논문은 당시 학계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았다. 해외 전문가들도 중공의 이런 연구를 “상식을 벗어난 야심에 사로잡혔다”, “지극히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언론에서도 ‘중국 제조 독감 바이러스 킬러’와 같은 제목으로 보도했다.

따라서 중공이 인공 합성을 통해 슈퍼바이러스를 얻는 것은 환구시보가 말한 ‘순수한 이론 연구’ 단계에 그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이 실험은 쉬더중이 이 보고서를 출판한 것보다 2년 앞서 이미 성숙됐고, 엄청난 양이 진행됐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이 차원에서 보면, 쉬더중이 책임 편집한 이 보고서가 공개 출판될 수 있었던 이유와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다. 바로 ‘외국 세력’이 생물학 무기를 개발해 중국인을 공격할 수 있다는 구실로 중공의 생물학 무기 개발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것이다.

물론 중공이 사스 바이러스를 무기화했다고 해서 지금의 이 중공 바이러스가 반드시 중공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천화란이 슈퍼 바이러스를 합성했다고 해서 스정리도 중공 바이러스를 합성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양자 간에는 직접적인 논리 관계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중공이 생물학 무기 개발을 계속 진행해왔다는 사실은 입증됐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는 그중 하나의 관련 기관으로, 이번 대유행의 첫 번째 용의자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국제사회는 현재 중공 바이러스가 인공적 합성 바이러스라고 단정 짓지는 않았다. 독립적이고 투명하고 완전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바이러스 출처를 규명하는 문제와 바이러스가 출현한 후에 악의적으로 퍼뜨린 것은 별개의 문제다. 즉 선전 포고 없이 생물학 전쟁을 개시한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는 중공이 전염병을 은폐하기 위해 보여온 각종 이상 행위와 직결된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