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전랑외교의 일선에서 거친 말 내뱉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들

최창근
2023년 04월 30일 오후 8:56 업데이트: 2023년 04월 30일 오후 8:56

“말참견을 용납하지 않겠다.”
“대만 문제에 대해 불장난하는 사람들은 결국 스스로 불에 타게 될 것이다.”

중국 정부의 ‘입’인 외교부 전·현직 대변인들 입에서 나온 말이다. 외교적 수사(修辭)를 배제한, 막말에 가까운 언사이다.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의 최일선에 서 있는 이들은 중국의 이익에 위배된다 판단하면 외국 대통령이건 총리건 가리지 않고 거친 언사를 쏟아낸다. 한국 대통령이나 각료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들은 어떤 인물인가?

중국 외교부에서 언론 업무를 관장하는 부서는 신문사(新聞司)이다. 신문사에는 1인의 사장(司長)과 4인의 부(副)사장이 있다.

현재 사장은 화춘잉(華春瑩) 부장조리(部長助理·차관보), 부사장은 왕원빈(汪文斌), 마오닝(毛寧), 후젠(胡鍵), 장샤오옌(蔣小燕)이 맡고 있다. 그중 화춘잉 사장과 왕원빈·마오닝 부사장 등 3인이 대변인(發言人) 자격으로 언론 앞에 선다.

‘차관보’라 할 수 있는 부장조리를 겸하는 화춘잉은 한국의 1급 공무원, 부사장(부국장)급은 왕원빈·마오닝 등 2인은 3급 공무원 정도에 해당한다. ‘급수’만 놓고 보면 타국 정상에게 “말 참견 말라”는 발언을 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은 셈이다.

수석 대변인이라 할 수 있는 화춘잉 부장조리는 1970년 장쑤(江蘇)성 화이인(淮陰)현 태생이다. 부모는 모두 공산당 간부였다. 아버지 첸융(錢勇)은 화이인현 중국 공산당 위원회 기율위 서기, 어머니 화제(華傑)는 화이안시 칭허(清河)구 정협 부주석을 지냈다.

1988년 화춘잉은 대입 시험에서 화이인현 전체 수석으로 난징대학(南京大學) 외국어과에 입학했다. 1992년 대학 졸업 후 외교부에 입부하여 서유럽사(西歐司)에서 일했다.

이후 주싱가포르 대사관, 본부 서유럽사 근무를 거쳐 주유럽연합(EU)대표부 1등 서기관, 참사관으로 일했다. 2010년 외교부 본부로 복귀하여 유럽사 참사관이 됐고, 2012년 신문사 부사장으로 임명된 후 같은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외교부 대변인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다 2019년 신문사 사장을 거쳐 2021년 외교부 신문·의전·번역 담당 부장조리로 승진했다.

화춘잉은 역대 다섯 번째 외교부 여성 대변인이자 최장수 대변인이다. 추후 세 번째 여성 부부장으로 승진할지도 주목된다.

왕원빈 부사장은 화춘잉에 이은 ‘서열 2위’ 대변인이다. 1971년생으로 안후이(安徽)성 퉁청(桐城)시가 고향이다. 난징 진링중학(金陵中學)을 거쳐 베이징 외교학원(外交學院)에 입학하여 프랑스어를 전공했다.

1993년 외교부에 입부했고 이듬해 주세네갈 대사관에서 근무했다. 이후 외교부 서유럽사, 정책연구실, 판공청에 근무하며 참사관으로 승진했고 2006년 주모리셔스 대사관 정무참사관, 2013년 정책기획사 부사장을 거쳐 2018년 주튀지니 대사로 부임했다. 이후 2020년부터 외교부 신문사 부사장 겸 대변인을 맡고 있다.

2022년 9월부터 외교부 대변인을 맡고 있는 마오닝(毛寧)은 화춘잉에 이은 외교부의 여섯 번째 여성 대변인이다.

1972년생인 마오닝은 마오쩌둥(毛澤東)의 고향 후난(湖南)성 샹탄(湘潭)에서 태어났다. 마오(毛)씨 집성촌 출신으로 마오쩌둥과 집안 친척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난사범대학(湖南師範大學) 영어과 졸업 후 1993년 외교학원에 입학하여 1995년 졸업하였다.

1995년 국무원 외교부에 입부하여 아주사, 주홍콩특파원공서 등에서 일했고, 한반도사무판공실 주임으로 승진했다. 2011년 5월 창설된 한·중·일 협력사무국(TCS) 초대 사무차장으로 서울에서 2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이후 아주사 부사장을 거쳐 2022년부터 신문사 부사장 겸 대변인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