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GDP 대비 군사비 지출 세계 1위, 절대액은 한국 4분의 1

최창근
2022년 08월 23일 오후 1:10 업데이트: 2022년 08월 23일 오후 2:16

북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사비 지출이 세계 1위로 조사됐다.

미국 국무부가 8월 공개한 ‘2021년 세계 군비지출 무기 이전’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1년 동안 연간 GDP의 21.9~26.4%를 군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간 평균으로는 매년 GDP의 약 23.5%를 군비로 지출했다. 2위 오만(11.8%) 3위 사우디아라비아(9.7%) 대비 2배가량 높은 수치이다.

앞서 북한은 미국 국무부가 2년 전 발간한 2019년판 보고서에서도 2007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총생산의 13.4~23.4%를 군비로 쓴 것으로 집계돼 1위에 이름이 오른 바가 있다. 북한은 해당 기간 국내총생산 순위에서 170개 국가 중 111위에 올랐고, 1인당 국민소득 순위에서는 157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다만 절대 액수에서 북한의 군사비 지출 총액은 연간 43억1000만~110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돼 한국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같은 기간 GDP의 2.4%~2.7%를 군사비로 사용하여 조사대상국 중 45위에 그쳤지만 연간 군사비 지출액은 439억~607억 달러 수준이었다. 이는 세계 10위권 경제력을 갖춘 한국의 경제적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다.

남북한의 군사비 지출을 최소 규모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북한의 군사비 지출은 한국의 9.8%, 최대 규모를 기준으로 하면 18%였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을 비롯한 공산주의 국가의 경우 군사비 산출 방식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이 떨어지고 연구개발(R&D) 예산, 무기 제조 예산, 첨단 해외 무기 도입 등이 빠져있기 때문에 단순히 수치만으로 비교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GDP 대비 3.3~5.2%를 군사비로 지출하여 비율로는 전 세계 21위를 차지했으나 군사비 지출 총액은 연간 7300억 달러로 전 세계 1위로 집계됐다. 중국은 연간 2540억~4170억달러, 러시아는 651억~1700억 달러로 각각 세계 2위와 5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695억 달러~1천470억 달러의 사우디아라비아가 3위, 675억~2천 250억 달러를 지출한 인도가 4위를 차지했다.

조사기간 동안 군 병력이 가장 많은 나라는 연평균 194만 명으로 집계된 중국이었다. 인도가 144만 명, 미국이 136만 명으로 그 뒤를 이었고 북한은 117만 명으로 4위를 기록했다. 이어 91만 6천 명의 러시아, 74만 3천 명의 파키스탄, 65만 명의 한국 순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전 세계 군 병력이 2009년 약 2110만 명에서 2019년 약 2040만 명으로 약 3%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무기 수출액 분야에서는 미국이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지난 11년(2009~2019년)간 미국은 연평균 1616억 달러(215조 9000억원)어치의 무기를 팔아 2위인 러시아(110억 달러·14조 7000억원)의 15배에 육박했다. 이 외 프랑스, 영국, 중국, 독일, 이탈리아, 이스라엘, 스웨덴, 캐나다 등이 상위 10위에 포함됐다. 한국(11억 달러·1조 4700억원)은 스페인에 이어 12위를 기록했다.

지난 11년간 무기를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는 연평균 264억 달러어치를 사들인 일본이었다. 118억 달러의 사우디아라비아, 108억 달러의 영국이 뒤를 이었고, 한국, 호주가 각각 102억 달러, 73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무부의 ‘2021년 세계 군비지출 무기 이전’ 보고서는 전 세계 170개국을 대상으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각국의 국방비 지출액과 GDP 대비 군사비 지출 비율, 무기 수출입 현황 등을 조사한 결과를 담고 있다. 국무부는 1960년대부터 이 보고서를 발간해왔지만 보고서 발행을 요구하는 법률 조항이 폐지됨에 따라 올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보고서를 내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