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중국 경제

허칭롄(何淸漣)
2015년 03월 3일 오후 5:28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7

  지난해 중국은 화폐가 대량으로 풀리면서 화폐 공급량이 122조 8400억 위안에 달했다. 2013년 말의 110조 7000억 위안과 비교하면 11% 증가한 것으로 경제 성장률보다 높은 셈이다.

2014년에 신규 증가한 12조 1400억 위안 중에서 80% 이상이 대출에 사용됐고, 전년 신규 증가 대출액은 9조 7800억 위안에 달한다. 2013년보다 8900억 위안 증가했고 2009년의 9조 5900억 위안의 최고기록보다도 1900억 위안이나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증발된 많은 지폐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모두가 인정하는 한 가지는 대부분 대출금액은 실물경제가 아닌 비생산 영역 금융시장으로 유입됐다는 사실이다.

2014년 중국 주식시장 지탱한 ‘통화’

지난 1월 24일, 중국 주식상장 회사 시장가치 관리 연구센터가 ‘2014년 A주식 연도 보고’를 통해 중국 국민들에게 두 가지 호재를 전했다.

한 가지는 작년 A 주식 시장 시장가치 총 규모가 37조 1100억 위안을 기록하며 일본을 뛰어넘어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주식시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중국 증권화율이 58.3%(A주식 시장가치 37조 1100억 위안/GDP 총량 63조 6500억 위안)에 달하며 2013년 40.1% 증권화율보다 훨씬 높아 미국 증권화율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필자는 찬물을 끼얹어야겠다. 중국 증권업계 인사들은 증권화율을 이용해 중국 주식시장 발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목표는 미국의 증권화율을 뛰어넘는 것이다.

이러한 수단은 두 가지 요소를 간과하고 있다.

첫 번째, 미국 주식시장은 전 세계 주식시장으로 시장가치는 전 세계 자본으로 위탁된다. 중국의 A주식 시장 자본의 근원은 주로 국내이며 위조 외자까지 더하면 국내에서는 각종 루트를 통해 내보낸 자금이 되돌아온 것이다.

두 번째, 미국 주식시장은 건전한 신용제도에 의지한다. 중국의 신용제도 결함은 비교적 많으며 각종 기만 수단이 따른다.

‘2014년 A주식 시장가치 관리 행위 연도 보고서’는 2014년 주식시장 조작 행위에는 세 가지 새로운 변화, 새로운 특징이 있고, 또 하나가 ‘시장가치 관리’를 핑계로 내외를 결탁, 주식상장 회사를 통해 주가 조작을 펼친다고 밝혔다.

국내 주식시장 운영 봉쇄와 기만행위가 만연한 상황에서 증권화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주식시장의 거품이 크고 투기성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 찬물을 끼얹어야겠다. 금융권 개인 고객들은 속기 쉬운 사람들이다. ‘시장가치 연도 보고’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상하이 선전 두 도시의 1284개 회사 핵심 주주와 고위관료가 소유한 주식은 모두 2218억 위안 감소했고, 그중 고위관료 보유분은 641억 위안 감소하면서 역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이러한 현금 바꾸기는 중앙기율검사위에서 머지않아 시작하려는 국유기업 반부패 정책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다.

10여 년 전 국유기업 개혁 당시 적지 않은 국유기업 고위관료(그중 대부분이 리샤오린 등 혁명 후대)가 경영자 매수 방식을 통해 국유기업 주식을 획득했다. 또한, 자신의 자금이 반부패 정책 과정에서 수포로 돌아가지 않게 하기 위해 주식시장에서 현금 바꿔치기를 했다.

부채 악순환에 말려든 대량 화폐

2009년 4조 위안을 들인 경제부양책 실시 이후 수십 조 위안의 신규 증가 화폐가 인쇄됐다. 지방정부는 화통하게 자금을 소비했고 관료 집단은 대수롭지 않게 자금을 착복했다.

옥에 티는 지방정부 부채였다. 하지만 지방정부도 중앙정부가 절대 지방정부를 파산시키지 못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방 정부는 과연 그랬다. 중앙 정부는 결국 사회주의가 지지하는 부성애를 발휘해 지방 정부를 위해 부채 청산을 준비했다. 2014년 9월 21일, ‘국무원의 지방정부 부채관리 강화에 대한 관리(43호 문건)’가 하달됐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2014년 말까지 남은 부채액은 2015년 1월 5일 이전까지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은 부채는 예산관리로 분류된다.

총괄 재정 자금은 우선으로 만기일에 상환돼야 하는 부채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중앙정부가 돈을 준비해 지방정부의 부채를 상환해주는 것이다.

재정부는 10월 ‘지방정부 잔여 부채 예산관리 납부 정리 심사 방법’ 문건을 하달했다. 문건 조항은 일일이 나열하지 않았지만, 요점은 친애하는 각계 지방정부가 얼마나 많은 빚을 졌는지 깨닫게 해주는 것이었다.

중앙정부의 저의는 최대한 빨리 부채 수량을 파악해 방도를 생각해보겠다는 것이었다. 아들이 빚지고 아버지가 빚을 갚는 것처럼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의 아버지가 된 격이다.

지방정부는 원래 정치적 업적을 위해 순수 부채를 은폐했다. 발개위 고위관료에 따르면 보고된 지방부채액은 18조 위안이지만, 사실 실제 부채액의 절반도 안 되며 약 30~40% 전후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처지를 이해하고 돌봐주는 것으로 보아 사실대로 보고하면 그 결과는 지방정부 부채의 증가밖에 없다. 피가 섞인 아들이라도 이런 식으로 아버지의 돈을 편취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분노 속에 재정부는 2015년 1월 29일 ‘지방정부 잔여 부채 정리 심사 결과 통지’를 발표했다. 내용인즉슨 상부 보고 내용이 통과되지 않아 재보고 해야 하며 은폐하는 부분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였다.

사실은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대신해 빚을 갚는 심정은 말이 아닐 것이다. 지방정부는 일찍이 신규 부채로 오래된 부채를 대체할 방법을 강구했고, 지방 은행 운영을 유지하고 정부 손안의 자금 지출을 보장했던 것이다.

은행은 왜 반드시 지방정부의 말을 따라야 할까? 은행업 간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두 방면에서는 반드시 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첫 번째, 정부 재정 예금은 곧 큰 은행 고객이므로 정부 손안의 항목 자금이 어느 은행과 거래하는지를 결정짓는다.

두 번째, 지역사회 은행 허가증을 위해서다. 이는 자원결핍이며 은행업을 장악하는 핵심이다. 따라서 지방정부가 신규부채를 이용해 기존 부채를 갚는 것을 은행은 넋 놓고 바라만 볼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은행 또한 경영을 유지할 수 없고 은행업과 지방정부는 손해를 함께 공유해야 해서 결국 은행 악성 부채 증가로 파산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자본 유출 위험 수위

2013년 이래로 중국 대외투자가 급증하면서 중국은 ‘자본 수출국’이 됐다. 중국 자본은 전 세계에 분포됐고, 중국은 국제 경제에서 입지가 높아졌다. 하지만 세계는 오히려 나날이 늘어가는 중국의 자본 유출을 우려한다. 우선 ‘자본 수출국’이라는 영예로운 칭호에 대해 말해보자.
2012년부터 중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대외 투자국이었다. 2013년 중국의 대외 투자액은 1078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동기대비 22.8% 성장한 수치였다.

2014년 중국 대외 투자 규모는 약 1400억 달러 전후로 외자 이용액 200억 달러보다 높았다. 그리하여 중국 상무부는 중국은 이미 자본 수출국이 되었으며 미국은 중국 자본의 첫 번째 수혜국이 됐다고 자신했다. 이 성과가 허구는 아니다.

2015년 1월 22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로 유입되는 중국 염가 자본’을 통해 최근 중국 투자가 전 세계 투자의 26%를 차지하고 있지만 1995년 당시 점유 비율은 단지 4%에 불과하다고 보도한 바 있었다. 비교해 보면 미국 투자가 전 세계 투자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85년에 35%를 최고점으로 현재 점유율은 20%에 불과하다.

상무부는 ‘자본 수출국’이 된 것에 자축했지만, 중앙은행은 오히려 자금 유출에 언짢아했다. 2015년 2월 5일 지급준비율을 인하함으로써 자금 유동성을 꾀했다. (약 6000억 위안 규모)
이보다 더 전문적인 문제는 독자들에게 설명해 드리지 않겠다. 단지 지급준비율 인하 이후 국제 및 국내 금융계 인사들의 반응만 서술하겠다.

미국 경제전문지 마켓워치(Market Watch)는 최근 보도에서 ‘중국 인민은행이 뜻밖에 지급준비율을 인하했지만, 자본 유출을 막을 수 있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핫머니(단기투기성 자금) 유출의 속도는 신규 증가 자금 유입 속도보다 빨라 중국에 대규모 자금 유출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밝혔다.

각종 조짐은 중국에서 국제 자본이 현재 가속도로 유출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탕(MK Tang)과 매기 웨이(Maggie Wei)는 1월 13일 보고서에서 ‘2010년부터 지금까지 중국에는 2조 위안의 수지 오차가 있으며 이는 자본 유출을 의미할 것’이라 분석했다.
국가외화관리국은 ‘2월 3일, 작년 4분기 자본과 금융 항목 오차는 912억 달러로 1998년 이래 가장 큰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경제학자 위펑후이(餘豐慧)는 ‘중국은 가장 큰 규모의 자본 유출 금융위기를 대비해야 한다’는 문장을 통해 위안화 평가절하는 올해 1분기 자본유출 현상을 격화시켰으며 자본 유출이 이어질 경우 더 많은 외화비축액이 소모될 수 있어 전체 금융계를 위험에 빠트릴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다음으로 국제 자본 유출은 중국 경제에 버블을 일으킬 수 있다.

필자는 국제 자본 유출이 중국 부동산, 주식시장, 지방부채, 공급과잉 등 금융 리스크를 가져올까 우려하고 있다.

한 국가가 빈번히 화폐를 발행해 경기를 자극하는 목적은 기업 생산을 촉진해 취업과 소비를 증가시키고 인플레이션으로 경제를 번영시키기 위함에 있다. 그러나 중국이 지난 2년 동안 남발한 화폐발행액은 2009년 정부가 4조 위안의 경기부양 자금을 투입한 것과 맞먹는다.

자금은 근본적으로 생산영역에 투입된 적이 없으며 주식시장, 부채를 돌려막는데 유입됐고, 중국에서 유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이 화폐발행을 재개하는 것은 쓸모없는 일이다. 지폐 발행은 경제가 번영하는 방편이 아니라 오히려 험한 낭떠러지로 몰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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