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명문 베이징대 학생들, ‘신종코로나 폐렴 전파지’에 발원지 ‘중국’ 표시

한동훈
2020년 03월 8일 오후 11:40 업데이트: 2020년 03월 9일 오전 10:39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 폐렴(新冠肺炎)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그 와중에 중국 정부에서는 ‘중국’ ’우한’ 지우기가 한창이다. 지난달 27일 중국 과학계 원로 중난산 교수가 “중국이 발원지가 아닐 수 있다”며 총대를 멨다.

이를 기점으로 중국 주요매체와 논객들은 전염병 발생 책임을 외국에 뒤집어씌우려 하고 있다. 주된 대상은 미국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최고 명문대인 베이징대 학생들이 올린 ‘신종코로나 폐렴 세계 각국 첫 전파지’ 그래프가 온라인에서 급속히 확산되며 눈길을 끌었다.

베이징대 시각화 실험실에서 지난 3일 공개한 ‘신종코로나 폐렴 세계 각국 첫 전파지’ 그래프 | 웨이보

이 그래프는 베이징대 정보및공정과학부 내 시각화및시각분석실험실(이하 베이징대 시각화 실험실)에서 제작해 지난 3일 공개했다. 동그라미와 선으로 신종코로나 폐렴이 발생한 지역과 감염 경로를 한눈에 보기 쉽게 나타냈다.

한국, 일본 등 아시아는 노란색, 유럽은 파란색, 미국·캐나다는 빨간색으로 구분했고, 정중앙에는 큰 동그라미로 중국이 위치했다. 세계로 퍼진 신종코로나 폐렴 발원지라는 점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동그라미 크기는 확진자 수와 비례했다.

그래프를 보고 중국 네티즌들이 단 댓글 | 광구닷컴

공교롭게도 다음날인 4일 중국 관영언론은 인터넷 논객 ‘황성칸진룽(黃生看金融)’의 게시글 ‘세계가 중국에 감사해야 한다’를 대대적으로 퍼 나르며 여론 조작을 시도했다.

이 글에서는 “지금도 많은 연구들이 발원지가 다른 나라일 수 있음을 나타낸다. 미국, 이탈리아, 이란 등지에서 아시아를 접촉하지 않은 신종코로나 폐렴 확진 사례가 많다는 게 증거”라고 황당 주장을 폈다.

그런데 바로 하루 전, 베이징대 시각화 실험실에서 이와 정반대의 내용을 담은 자료를 공개한 것이다.

이 실험실에서는 이것 외에도 중국 내 신종코로나 폐렴 발생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한 지리 정보 기반 그래프로 제작·공개해왔다.

신종코로나폐렴 발병상황 | 베이징 시각화실험실 블로그

순수하게 학문적 관점에서 ‘시각화’라는 전공 분야를 살려 전염병과 관련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려 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이들이 공개한 그래프는 내려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