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다이허 회의 폐막..“차기 지도부 명단 미정”

2016년 08월 16일 오후 8:30 업데이트: 2019년 11월 8일 오후 7:33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열린 올 여름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차기 지도부 명단이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베이다이허에서는 차기 지도부 인선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시진핑과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한 장쩌민파 지도자 사이의 치열한 권력다툼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19차 당대회 때 정부공작 보고서를 발표한 인사들의 명단만 결정됐다.

AFP통신은 지난 10일,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시진핑이 공산당 총서기직 유임을 추진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며 시 주석이 집권 10년 이후 영구 집권을 모색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 중국 정부 측 전문가는 본지에게 이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이 집권을 잘하여 인민의 옹호를 얻는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너무 일찍 여론화 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지금 베이다이허 회의는 성격이 변했다”며 “베이다이허는 원로들이 휴가를 보내며 친목하는 장소일 뿐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곳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 전문가에 따르면,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는 시 주석의 주도 하에 열렸으며 과거처럼 미리 짠 일정표도 없었다.

그는 “시 주석이 베이다이허 회의의 중요성을 약화시켰다”며 “장쩌민, 쩡칭훙 문제는 6중 전회에서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장쩌민파 쿠데타 경계..군부권력 회수

베이다이허 회의 기간, 중국 인터넷에서는 시 주석에게 쿠데타를 경계해야 한다고 충고하는 글이 나돌았다.

시사평론가 신쯔링(辛子陵)은 “장쩌민의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변 기도를 막는 것은 시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강도 높은 반부패운동을 이어가며 ‘야심가와 음모가’를 제거할 것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이런 절박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시 주석이 이달 말까지 전국 각 군구의 지휘권을 회수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사실이라면 이는 장쩌민 잔여 세력의 돌발 행동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정변을 모의했던 보시라이 전 충칭 서기는 윈난 제14 집단군을 자신의 친위부대로 삼으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진핑, 새로운 방식으로 장쩌민파 제거에 박차

올 여름 베이다이허 회의 기간, 회의장 밖에서는 장쩌민과 쩡칭훙 세력 숙청 바람이 거세게 몰아쳤고 이들을 압박하는 신호도 잇따라 나왔다.

위챗의 ‘학습그룹’은 지난 10일 “왕민(王珉. 전 랴오닝성 서기) 사건을 통해 중국공산당 규칙에 대한 시진핑 발언을 복습해 보자”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학습그룹’은 왕민이 조사를 받고 있는 이유는 “정치규율, 정치룰, 조직규율, 청렴규율 등을 심각하게 위반했기 때문”이라면서 “시 주석이 제기한 6가지 중국공산당 ‘규율과 규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규율과 정치규칙’이라고 강조했다.

시사정치 평론가 리톈샤오(李天笑) 박사는, 이는 시진핑이 정적 제거 속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진핑이 장쩌민파를 제거하기 위해 처음에는 반부패라는 방식을 사용했지만 속도가 너무 느렸다. 최근 국내외 정세와 경제하락 압박이 극심한 가운데 장쩌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급선무가 됐기 때문에 ‘기율위반이나 규칙위반’ ‘능상능하(能上能下. 간부 상하위직 순환근무)’ 등의 방식으로 선회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베이다이허 회의기간 왕민 서기 외 장웨(張越) 전 허베이성 정법위 서기와 창샤오빙(常小兵) 전 차이나텔레콤 이사장 등 2명의 장쩌민파 간부에 대한 사법조사가 시작됐고, 군부에서는 랴오시룽(廖錫龍) 전 인민해방군 총후근부장과 리지나이(李繼耐) 전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주임이 조사를 받기 위해 연행됐다.

베이다이허 회의 폐막 직전인 13일, 웨이보의 시진핑 팬클럽 ‘학습개시’는 “시위를 당긴 화살은 되돌릴 수 없고, 반부패는 마침표가 없다” “정해진 임무가 없고 상한선 규정도 없다”며 강도 높은 반부패운동이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밖에, 태자당 출신으로 알리바바 회장인 마윈(馬雲)이 작년 말 인수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베이다이허 회의 기간 이례적으로 장쩌민 세력을 추궁하는 보도를 냈다.

보도에서는 “심각한 부패 행위가 있었던 궈보슝, 쉬차이허우는 어떻게 승진할 수 있었는가? 누가 이들을 발탁했는가?” “현 정치체제에서 부패문제가 이처럼 보편화 되고 통제를 잃었는데 도대체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인가?”라며 장쩌민 전 국가주석을 겨냥해 문제를 제기했다.

홍콩은 장쩌민 최측근 쩡칭훙 전 국가주석의 ‘영역’이다. 마윈이 홍콩 매체를 인수한 것은 장쩌민 세력이 홍콩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