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득실대는 단백질바 먹고 ‘혈변’ 봤는데 업체는 “먹어도 괜찮다” 발뺌

이서현
2020년 09월 22일 오후 12:2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46

유명 단백질바에서 작은 벌레 수십 마리가 나왔다.

구매자들은 ‘이물질’이 있다는 업체의 메일을 받았지만, 그게 벌레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지난 20일 MBC뉴스는 세계적인 영국계 기업인 ‘마이프로틴’에서 생산한 초코바 형태의 단백질 보충제에서 1㎜ 크기의 작은 벌레 수십 마리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를 제기한 A씨는 지난달 대대적인 할인행사 기간에 마이프로틴 단백질 보충제를 구매했다.

그런데 지난 15일, 업체 측으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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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에는 “품질에 문제가 있으니 폐기해달라”며 문제가 된 벌레를 ‘이물질’이라고만 언급했다.

이후 뒤늦게 공식 사과문을 통해 ‘이물질’의 정체를 ‘가루응애’와 ‘다듬이벌레’라는 이름으로 표기했다.

A씨는 이미 해당 제품을 5개가량 섭취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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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제품을 뜯어서 확인해 보니 보충제 곳곳에 하얀 가루가 묻어 있었다.

언뜻 보면 과자부스러기 같지만, 자세히 보면 작은 벌레가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A씨는 “저도 그게 ‘이물질’이라는 게 일단 벌레라고 상상도 못했다. ‘품질 문제가 있으니까 폐기해달라’ 이렇게 말해서 그냥 ‘먼지나 이런 게 들어갔겠구나’ 그렇게 처음에는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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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프로틴’ 측은 “제 3의 독립기관이 조사한 결과, 제품 운송 중에 발생한 이례적인 사고로 결론냈다”라며 “먹어도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주문 건 전액 환불 및 보상 관련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사과했다.

트위터 캡처

피해를 본 소비자들은 ‘식용 벌레’라는 뜻이냐며 업체의 무책임한 대처에 반발했다.

A씨는 “벌레가 포장지를 뚫고 들어올 수 있다고만 얘기를 했다. 신뢰성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 게, 이미 (제품이) 종이 박스에 들어 있고 포장이 되어있는 상태에서 전혀 구멍도 없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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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제품을 구매한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며 “배송된 지 3주 지나서 6개 정도를 먹은 상태다. 이를 먹은 뒤 혈변을 봤다”라며 분노했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이 정식 수입 절차를 거치지 않아 조사하기 어렵다며 가급적 정식 수입통관 제품을 구매하도록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