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쓰러진 승객’ 발견한 운전기사는 지체 없이 ‘응급실’로 달렸다”

이서현
2019년 09월 6일 오후 9:14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25

‘딸 같아서’라는 참 다정한 말이 언젠가부터 의미가 달라졌다.

딸 같다면서 며느리를 막 대하는 시어머니. 딸 같아서 손도 잡고 한번 안아도 봤다는 직장 상사.

그런데도 젊은이들을 보며 진짜 내 딸, 내 아들 같은 마음으로 대하는 어른도 많다.

창원에서는 버스에서 쓰러진 승객을 보자 ‘내 자식 같은 마음에’ 지체 없이 응급실로 직행한 버스기사가 있었다.

지난 4월 11일 오후 7시 10분께 10대 A양은 버스 맨 뒷좌석에 앉아있다 갑자기 쓰러졌다.

버스를 운전하던 박석원 씨는 신호대기 중 뒤쪽에서 쿵 소리가 나자 처음에는 접촉사고가 난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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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하려고 일어섰는데 승객들이 웅성거렸고 누군가 “기사님, 119 좀 불러주세요”라고 소리쳤다.

그 순간 A양이 쓰러진 걸 알게 된 박씨는 119에 전화를 하려다 바로 운전석으로 뛰었다.

인근에 병원이 있다는 게 떠올랐고 119를 부르는 것 보다 자신이 병원으로 직행하는 것이 더 빠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운전대를 잡으며 손님들에게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하차 안 하고 병원으로 바로 가겠습니다.”

15명 남짓한 손님들 모두 흔쾌히 동의했다. 그가 병원으로 달려가는 동안 승객들은 A양을 의자에 눕혀서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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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속력을 내서 병원에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2분 30초. A양은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고 무사히 치료를 받았다

버스도 곧 정상 운행했다. 병원에서 내린 2~3명을 제외한 대부분 승객은 그 버스를 그대로 타고 목적지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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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저도 딸자식을 키우기 때문에 내 자식 같다는 그런 마음가짐도 있고 누구라도 다 그랬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승객들에게도 협조해주고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