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눈 내리던 날 라면과 즉석밥 상자들 놓고 사라진 천사

이현주
2020년 12월 24일 오전 9:4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2

코로나19가 퍼진지 어느덧 1년이다.

시민들의 한숨은 결국 2020년을 넘어 2021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와중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라면과 밥을 기부한 익명의 시민이 잠시나마 미소짓게 한다.

인천시 동구 제공

22일 인천시 동구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인천시 동구 화수1·화평동  행정복지센터 앞에 누군가 종이 상자 19개를 놓고 떠났다.

밤새 내린 눈에 제설 작업을 하러 새벽에 출근한 행정복지센터 직원이 이 상자를 처음 발견했다.

해당 직원은 “어려운 이웃을 챙기는 그 마음 씀씀이에 감명 받았다”고 말했다.

인천시 동구 제공

17개의 상자 안에는 라면과 간편하게 데워먹을 수 있는 즉석밥이 가득 들어 있었다.

상자 하나에 붙은 흰 종이에는 “기부합니다. 배고프고 힘드신 분들이 많아서 빠르게 전달되기를 부탁드립니다”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

이름이나 신원은 전혀 남기지 않은 채였다.

기사내용과 사진은 무관함/연합뉴스

행정복지센터는 얼굴 없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라면과 즉석밥이 담긴 상자를 나눠 홀몸 어르신과 저소득층 가구에 각각 배부했다.

화수1·화평동장은 “코로나19 확산에 고통 받는 시기지만,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이웃을 위한 사랑을 보여 주신 기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필요한 곳에 물품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