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남용 심각”…따져보니 작년 민주 327회, 공화 1회

하석원
2021년 03월 31일 오전 10:28 업데이트: 2021년 03월 31일 오후 1:23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수단인 ‘필리버스터'(filibuster)를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 간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미 폭스뉴스 앵커 존 로버츠는 지난 2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필리버스터 남용이 심각했다고 말한 것을 듣고 조사를 좀 해봤다”며 “(지난해) 공화당은 단 한 번, 민주당은 327회 사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바이든 대통령(민주당)은 취임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필리버스터를 강력하게 비판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주장에 동의한다며 필리버스터 남용을 문제 삼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이 통계를 발표하려고 했지만, 아마 아시겠지만, 통계에 따르면 1917년부터 1971년까지 필리버스터를 폐지하려는 시도가 58회 있었다”며 최근 민주당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필리버스터 차단 논의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작년만 해도 5배나 많았다. 그래서 엄청난 방법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필리버스터는 소수당이 다수당의 횡포를 막기 위한 수단이다. 과거 미국에는 상원과 하원 모두 필리버스터가 인정됐지만 현재는 상원에서만 허용된다. 무제한 토론을 허용하는 상원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한다는 취지도 있다.

필리버스터 차단 방법도 있다. 60명 이상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를 거치지 않고 법안이나 인선안 인준을 통과시킬 수 있다. 그러나 양당이 각각 50석을 차지한 상원에서 상대편 10명의 이탈표를 이끌어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

2020년에는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이었고 백악관도 공화당이 차지해 민주당만큼 필리버스터를 많이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팀 스콧 의원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필리버스터에 반대하기 전까지는 필리버스터에 찬성하는 입장이었다”며 정권이 바뀌자 말을 바꾼 민주당을 비난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차단 충족 요건을 60표에서 51표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보수적이라고 평가되는 조 맨친, 키어스틴 시네마 상원의원이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져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공화당 미치 메코넬 상원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변경을 추진하면 의회가 아예 멈춰 설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