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단시켰던 미-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승인

한동훈
2022년 07월 31일 오후 1:40 업데이트: 2022년 07월 31일 오후 2:28

취임 당일 국경 장벽 건설을 중단시켰던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국경 장벽 건설을 재개했다.

미 국토안보부는 최근 애리조나주 남서부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재개하기로 했다. 국토안보부는 지역 행정에 미치는 부담과 생명·안전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을 재개하는 곳은 총 4곳으로, 모두 애리조나 유마(Yuma)시 인근의 국경 장벽이 끊어진 곳이다. 이곳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22억 달러 규모의 국경 장벽 건설 예산을 백지화하면서 건설이 중단된 채 방치됐고, 지난 수개월간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는 핫 플레이스가 됐다.

그러나 이 지역은 지형의 높낮이 차이가 심하고 콜로라도 강의 수심이 깊고 물살이 빨라 추락으로 인한 부상과 사망, 익사 위험이 큰 곳으로 지목돼 왔다.

국토안보부는 “미국으로 건너오려고 시도하는 이주민들의 안전과 생명이 위협받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응하는 시민들과 요원들에게도 심각한 위험이 되고 있다”며 국경 장벽의 필요성을 밝혔다.

국경 장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랑하는 업적이자 2020년 미국 대선의 선거 공약 중 하나였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 국경에는 이미 국경 장벽이 적지 않게 존재하고 있었지만, 낡거나 파손되고 높이나 견고함이 충분하지 않아 밀입국을 차단하는 효과가 충분하지 못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미국 시민들과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국경 장벽 건설을 개시했고, 장벽은 미국과 멕시코 사이 국경을 따라 하루 평균 1마일(1.6km)씩 뻗어나가며 양국을 분리했다.

국경 장벽은 밀입국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멕시코 마약조직의 미국 내 마약 운송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마약 조직원들이 국경을 넘어 미국인들을 공격하는 것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용 이민정책을 비난하고 국경 장벽 건설 중단을 예고했다. 취임 당일에는 국경 장벽 건설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내렸고, 이후 건설업체와의 계약도 취소했다.

하지만 밀입국 증가로 인한 현지 여론 악화 등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국경 장벽 건설 재개는 오는 11월 예비선거를 앞두고 유마 지역의 민심을 잡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지난 1~6월 유마 지역에서만 저지된 밀입국 시도는 1만648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에 육박했다. 이는 텍사스 델 리오, 리오그란데 밸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