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국 바이러스’ 표현 금지 행정명령…”인종 차별”

류지윤
2021년 01월 28일 오전 11:22 업데이트: 2021년 02월 5일 오후 4:54

지난 26일 바이든이 연방정부에서 중공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China virus)라고 부르는 것을 금지하는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공 바이러스는 현재 국제사회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기원했으며, 그 발생과 확산에 중국 공산당(중공) 통치시스템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음을 명시하기 위한 명칭이다.

중공 바이러스의 기원이 중국 우한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중국’이라는 명칭이 ‘아시아계’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중국 바이러스’라는 호칭이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차별적 용어라는 입장이다.

지난 1월 20일 취임 선서를 한 지 일주일도 안 돼 바이든은 수십 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날 그는 태평양 섬나라 국민에 대한 인종주의와 적개심을 비난하면서, 연방정부 각 부처에서 ‘중국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함께 사법부와 지방사회가 협력해 인종차별 범죄 단속을 강화하는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공군은 최근 수십 기의 군용기를 출격시켜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수십 차례 침범했고,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 불과 며칠 만에 중공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군사력을 과시한 가운데 바이든 정부는 새 정부의 대중정책 기조를 “전략적 인내”라고 선포했다.

지난 25일 젠 사키(Jen Psaki)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브리핑에서 미국과 중국이 심각한 경쟁을 벌인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국들과 협력해 일정 수준의 강경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전략적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하겠다고 했다.

미중 문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대중 정책이 ‘유화 정책’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전략적 인내”는 이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대북 정책이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북한을 압박하면서도 인내심을 갖고 변화를 기다렸으나 결과적으로 북한이 핵을 더 발전시키는 것을 용인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인내’는 미국 우파 측으로부터 광범위한 비판을 받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무부 대변인을 지낸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 오바마 전 행정부의 그림자가 겹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