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중국 대만 침공시 미군이 방어” 전략성 모호성 폐기? 백악관은 공식 부정

최창근
2022년 09월 19일 오전 11:57 업데이트: 2022년 09월 19일 오전 11:57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군이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9월 18일, 미국 CBS 시사 프로그램 대담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9월 18일, 미국 CBS의 심층 인터뷰 프로그램 ’60분(60 Minutes)’에 출연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질문에 “사실, 전례 없는 공격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회의 스캇 펠리의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질문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다르게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시 미국의 남성과 여성 장병이 대만을 방어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변하여 대만해협 분쟁 시 미국이 무력 개입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방어 약속’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5월 23일, 동아시아 순방 당시에도 “대만이 중국의 공격을 받는다면 무력을 사용해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한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에는 동의하지만, 대만이 무력으로 점령될 수 있다는 생각은 적절하지 않다. 대만 방어는 우리가 한 약속이다.”라고 언급했다.

미국은 그동안 대만에 군사 지원을 하되 중국의 대만 침공 때 직접 개입 여부를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외교정책 기조로 유지해왔다. 전략적 모호성을 앞세워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막고 대만도 중국을 상대로 독립을 선포하지 못하도록 하는 억지력을 유지해 오고 있다.

전략적 모호성은 행위 주체가 특정한 입장을 취하지 않음으로써 위험 부담을 더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의도적 모호성(deliberate ambiguity)’ 혹은 ‘전략적 불확실성(strategic uncertainty)’이라고도 한다. 국가 간의 외교관계에서 많이 쓰이는 전략이자 정책이다.

반면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대만의 독립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며 이를 지지하는 듯한 다른 나라의 행보에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즉 대만은 중국의 나눌 수 없는 일부분이자 하나의 ‘성(省)’에 불과하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 연장선상에서 대만이 독립을 시도할 경우 무력으로 통일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바이든의 발언 시에도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어느 누구도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는 중국 인민의 확고한 결의와 확고한 의지, 강력한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타협이나 양보의 여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속에서 이날 나온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중국·대만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인지 주목된다. 미국은 1979년 1월 1일 중국과 수교했고 대만과 단교했다. 그해 4월, 미국 의회는 ‘대만관계법(TRA)’을 제정하여 대만에 자기방어 수단을 제공하고 유사시 개입할 근거를 뒀다. 국내법인 대만관계법을 토대로 미국은 대만에 군사 지원을 하되 중국의 대만 침공 때 직접 개입 여부를 뚜렷하게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미국에서는 대중국 강경파를 중심으로 “전략적 모호성 전략을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6월 대만 외신 기자회견에서 “전략적 모호성이 시대에 뒤떨어진다.”며 “인도·태평양 정세가 매우 복잡해 대만이 역내 안보 대화의 일원이 돼야만 대만·중국 주변까지 더욱 안전해지는 길이다.”라고 주장했다.

미국 군부에서도 유사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필립 데이비슨 전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예비역 대장)은 재직 중이던 지난해 3월,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중국의 6년 내 대만 침공 가능성을 경고하며 전략적 모호성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의 인터뷰 방영 후 백악관은 CBS방송에 “미국의 대만 정책은 바뀐 것이 없으며 미군의 대만 방어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안관은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에 대한 방어용 무기 판매 등 비공식적 방위 공약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