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전투기 제공 논의”

한동훈
2022년 03월 8일 오전 10:19 업데이트: 2022년 03월 8일 오전 10:20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영공을 방어하기 위해, 폴란드가 보유한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안을 폴란드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확인했다.

폴란드가 자국 공군의 노후한 미그-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그로 인한 안보 공백을 미국이 F-16 전투기로 채워주는 3자 교환 방식이다.

폴란드 공군은 2000년대 초반 무기 현대화 사업을 통해 러시아제 무기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제 무기 비중을 늘려왔으며, 기존에 보유했던 미그-29를 퇴역시키고 F-16을 구매해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 따르면, 미국은 이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는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공급하기로 결정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지 논의 중”이라며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적극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한 미국이 지난 1년간 우크라이나 정부에 10억 달러에 상당하는 안보 지원을 제공했으며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무엇이 필요한지 요구사항을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링컨의 발언은 냉전시대 동구권의 일원이었던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소련 시절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러시아 전투기에 익숙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공군이 운용할 수 있는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말해왔으며, EU는 이 같은 요청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요셉 보렐 EU 외교·안보 대표는 지난달 27일 “어떤 종류의 항공기를 말하는지 알고 있다. 일부 회원국들은 그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EU 회원국인 폴란드,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 3국은 각각 미그-29 28대, 12대, 16대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불가리아는 수호이-25 14대도 추가 기증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가리아와 슬로바키아 국방부는 이를 부인했다. 폴란드 역시 우크라이나에 항공기 제공 방안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를 냈다.

폴란드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앞서 1일 미그기를 우크라이나로 이동시켰는지 질문을 받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우크라이나 영공으로 비행기를 이동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두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군사적 간섭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제트기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 분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나토는 분쟁 당사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