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텍사스 ‘난민촌’ 불법 이민자 본국 송환 개시

잭 필립스
2021년 09월 20일 오후 5:28 업데이트: 2021년 09월 20일 오후 6:05

미 국토안보부가 ‘이민 위기’ 기폭제인 텍사스 국경지대에 난입한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기 시작했다. 성인 남성이 대상이다. 가족 단위 이민자들은 미국 체류가 허용된다.

국경순찰대는 19일(현지 시각) 폭스뉴스에 “대다수 가족 단위 불법 이민자들은 이민법원에 출두하라는 통지를 받게 되며 미국 내부로 석방될 것”이라며 “독신 성인 남성들은 연방법 제42편(Title 42)에 따라 추방된다”고 말했다.

국토안보부는 지난 18일부터 아이티 난민을 아이티 수도로 송환하는 항공편 운항을 시작했다. 첫날 세 차례에 걸쳐 320명 이상의 아이티 난민이 본국으로 송환됐다.

일부 외국 언론들은 본국에서 먹고 살길이 막막해진 아이티 난민들이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행을 선택했다며 동정하는 논조를 펴고 있으나 미 국경수비대는 단호한 입장이다.

국경수비대 라울 오르티즈 서장은 폭스뉴스에 “그들은 미국에 체류할 합법적 근거가 없는 불법 이민자들”이라며 “축출돼야 하며 본국으로 돌려보내 져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 이민자들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적잖은 이들은 마약, 절도 등 손쉬운 돈벌이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들의 취약한 처지를 노려 조직원으로 포섭하는 조직범죄단도 있다.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진을 받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델리오 ‘난민촌’에 모여든 1만명 이상의 불법 이민자들은 상당수 아이티 난민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르티오 서장은 매일 2천~3천명씩 몰려든다며 24시간 내에 약 3천명이 추가로 국경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으로 향하는 난민들을 향해 “더 인도주의적으로 대하겠다”고 밝혔지만, 통제 가능 범위를 넘어선 난민들이 몰려들고 있는 텍사스 국경지대에서는 위기감이 감돈다.

세금이나 각종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이리저리 돈벌이를 찾아다니는 불법 이민자들이 제약 없이 국경을 넘나들게 되면 각종 사회문제 폭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은 델리오 지역의 국경검문소를 폐쇄하고, 정상적인 국경 출입자들을 약 95km 떨어진 곳으로 우회하도록 하고 있다. 일단 폐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이라는 판단에서다.

바이든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대처 방식에 대해서는 공화당뿐만 아니라 친정인 민주당에서도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인 로자노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보내는 트위터 글에서 “더 많은 지원을 해달라”며 “미국은 국경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왜 현장에 없느냐”고 따졌다.

현장 치안인력들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연방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델리오 지역의 한 보안관은 ABC뉴스에 “워싱턴DC 사람들은 벤치에서 나와 경기에 임해야 한다”며 “더 많은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 달라”고 호소했다.

공화당 소속 오거스트 플루거 의원은 “델리오는 1만5천명에 달하는 이주민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어떻게 해야 바이든 정부가 이 위기의 현실에 눈을 뜰 수 있을까, 바이든의 취약한 국경 정책에 인적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