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도미니언 투표장비 ‘비밀보고서’ 공개 금지 압력

한동훈
2022년 02월 14일 오전 7:55 업데이트: 2022년 02월 14일 오후 1:20

지난 2020년 미국 대선 때 사용된 ‘도미니언’ 전자투표장비의 보안 취약점을 분석한 보고서 공개가 거부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연방지방법원의 에이이 토텐버그 판사(버락 오바마 대통령 지명자)는 도미니언 투표장비 분석 보고서를 공개해달라는 원고 측 요청을 “잠시 거부한다”고 밝혔다.

토텐버그 판사는 정부 사이버보안 당국인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으로부터 보고서 공개 거부를 요청받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가 공개되면 해커들이 악용해 선거 시스템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조지아주 법원에서는 시민단체가 조지아주의 선거관리 최고책임자인 국무장관 브래드 라펜스퍼거와 선거장비 업체 도미니언 등을 상대로 낸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 소송은 종이 투표용지를 없앤 투표 절차로 인해 주민들의 선거권과 투표의 안전성과 투명성이 침해되고 있다며 선거 장비의 보안성을 점검하고 다시 종이 투표용지를 사용하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논란이 된 보고서는 이 소송의 일환으로 작성됐다. 미시간대학 사이버 보안 전문가 알렉스 할더만 컴퓨터보안·사회센터 소장이 2020년 대선 때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에서 사용된 도미니언 투표장비를 12주간 분석한 뒤 작성해 제출한 법원 증거물이다.

원고 측은 최근 이 보고서를 일반인들도 열람할 수 있도록, 기밀정보를 가린 채 오는 3월 4일까지 공개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에 법원은 CISA에 보고서를 넘겨 검토하도록 했는데, 이번에 CISA가 한동안 보고서를 공개하면 안 된다고 요청을 한 것이다.

CISA는 “보고서에서 지적된 취약점을 도미니언이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 작업이 언제 끝날지는 밝히지 못했다.

선거 장비의 보안 취약점 발표와 대응은 CISA 고유의 업무다. 지금까지 CISA 홈페이지를 통해 보안 취약점을 공개하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해왔다.

그러나 도미니언의 문제점을 도미니언과 해결하기 위해 무기한의 시간을 달라는 요청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이번 소송의 피고 중 하나인 라펜스퍼거 주 국무장관은 보고서의 즉각 공개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보고서 공개가 늦어지면서 오히려 불필요한 의혹만 커지고 있다며 공개를 통해 선거장비의 완전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도미니언 측은 이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할더만 소장은 우리 장비를 전체적으로 검토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 공개를 청구한 원고 측 데이비드 크로스 변호사는 에포크타임스에 “보고서 공개 전 CISA의 검토 절차는 마땅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평가로 인해 보고서 공개가 부당하게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의 최대 정치적 관심사는 올해 11월 열리는 중간선거다. 이번 중간선거는 임기 2년의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임기 6년의 상원의원 3분의 1을 선출하며, 전체 50개  주 가운데 36개 주 주지사를 새로 뽑는 중요한 선거다.

중간선거 예비선거가 5월 중에 치러진다. 시민단체 측은 예비선거 전까지 충분한 기간을 두고 도미니언 투표장비 보안 취약점 보고서가 공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 이 기사는 자카리 스티버 기자가 기여했다.